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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신 Jul 07. 2024

슈퍼 엔저 시대, 엔화 전망과 환테크 방법 총정리

How to bet on Japanese Yen

슈퍼 엔저 시대...일본은 망하는 걸까?


최근 유튜브와 언론을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다. 바로 엔화 가치가 엄청나게 절하됐다는 뉴스다. 지난 4월 말에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며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치라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그리고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달러엔 환율이 1달러당 160.39엔까지 오르면서 이번엔 38년만에 최저치를 찍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가 슈퍼엔저의 시대라 부를 만 하다.

엔저를 다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사


달러엔 환율뿐 아니라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아래와 같이 서울외국환중개 사이트에서 올 1월을 기준으로 놓고 엔원 환율을 조회해보면, 확연히 하향세를 그리는 걸 알 수 있다.


1월엔 100엔당 905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859원 정도다. 쉽게 말해 한국인들 기준에선 100엔을 1월보다 7월에 훨씬 싸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엔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면 누군가는 함박웃음을 짓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서울외국환중개 엔원 환율 추이


예컨대 엔저가 지속되면 일본은 원유나 원자재 등을 수입할 때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수입해야 한다. 비싸게 수입된 것들은 일본 현지 물가를 올리므로 대다수 일본 현지인들은 삶이 팍팍하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해외에 자동차, 전자제품, 반도체 부품 등을 수출하는 일본 주요 대기업들은 엔저 덕분에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어 많은 흑자를 낼 수 있다. 덕분에 일본의 무역 수지는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가장 쾌재를 부를만한 이들은 외국 관광객이다. 엔화 가치가 저렴하다 보니 일본에 여행온 관광객들은 신나게 소비하더라도 부담이 적다. 덕분에 나도 얼마 전 도쿄로 여행을 다녀왔다.



한편으론 엔화에 투자하는 글로벌 환투자자들에겐 작금의 역대급 엔저 현상이 기회일 수 있다. 저렴해진 엔화를 '줍줍'한 다음 엔화 가치가 올랐을 때 팔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엔원 환율이 다시 오를 거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엔원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에 최근 언론사들은 일본 경기 부진을 근거로 엔화 가치 회복에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를 많이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환율은 민생 경제와 수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일본 정부와 은행이 개입해 엔화 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되돌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본의 경제 규모와 엔화의 가치 회복에 베팅하고서 엔화를 많이 사주면, 엔화 가치가 부분적으로 부양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엔원 환율이 어느 정도 일정한 구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거라고 전제한다면, 현재의 역대급 엔저는 투자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역대급 엔저 시대에 환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엔화에 투자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정리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환율 투자는 전문가들만 하는 거 아니냐며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리 어렵지 않다. 휴대폰이랑 은행 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 여러 서비스들을 소개할 텐데, 미리 말하자면 광고는 아니다. 평소 미국 개별 주식, ETF, 채권, 금, 가상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으로서 경험한 것들을 소개하는 것이니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


엔화 투자에 앞서 알아야 할 것


기본적은 엔화 투자 방법은 간단하다. 각자 이용하는 은행 앱이나 증권사 앱을 통해서 엔원 환율이 가장 낮을 때 사면 된다. 그리고 엔원 환율이 오를 때까지 소위 '존버'를 하면 된다.


근데 문제는 환율이라는 게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아마 환전해본 사람들은 항상 의문이었을 것이다. 네이버에서 검색한 환율이랑 은행 앱이 제시하는 환율이랑 다르니까 말이다.


이유가 있다. 금융 기관들이 매매기준율이라는 것에 각자 조금씩 이윤을 붙여서 환전을 해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도매로 외환을 사와서 소매로 외환을 팔아(환전해) 수익을 낸다.


그런 이유로 같은 돈을 환전하더라도 어떤 은행과 증권사에서 환전하는지에 따라 적용받는 환율은 조금씩 다르다. 근데 소액을 환전할 거라면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는 수준의 차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다. 토스뱅크, 하나머니, 증권사다. 하나씩 살펴보자.


1) 토스뱅크 외화통장


첫 번째는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토스는 인터넷 전문은행인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현재 이용 중이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 서비스는 출시 직후 화제를 모았다. 고객들이 원화를 외화로,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환전우대율 100%를 선언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24시간 내내 17개 통화를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 정말이지 놀랍다.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토스뱅크 앱에서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선택한다. 외화통장이 없는 사람들은 통장을 먼저 개설하면 된다.

들어오면 여러 종류의 외화가 있는데 그중에서 일본엔을 선택한다. 그럼 지금 환율이 뜰 텐데, 858.07원이라고 돼 있다.


JPY 채우기를 누른 다음 환전하고 싶은 만큼 환전하면 된다. 외환통장은 자신의 토스뱅크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토스뱅크에 있는 원화만큼만 환전이 가능하다.



아래에 보시면 수수료는 토스가 낸다고 돼 있다. 요즘 은행이나 증권사들은 앱으로 환전할 때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그만큼 적용 환율이 다른 곳보다 좀 더 높을 순 있다.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기준 환율 자체를 조금 높여서 마진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아무튼, 이렇게 엔화를 사면 끝이다. 이제 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만약 엔화가 언젠가 강세가 되어 엔원 환율이 오를 거라고 굳게 믿는다면, 엔원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더 사면 된다.


만약 매번 엔원 환율을 확인해가며 매입하는 게 번거롭다면 토스의 ‘외화 모으기’ 기능을 이용하면 좋다. 자동환전 기능인데, 본인이 설정한 환율이 되면 원하는 외화 액수를 원할 때까지 자동으로 매입할 수 있다.



게다가 환율 알림 기능이 있어서 환율이 원하는 시점까지 내려왔을 때 맞춰서 환전할 수도 있고, 환전한 외화를 제한 없이 보관할 수도 있다.


아주 기초적인 엔화 투자는 이런 식이다.


근데 이렇게 엔화를 사고 오를 때까지 마냥 기다려도 되지만, 그럼 너무 재미없다. 여기서 좀 더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매입한 엔화를 그냥 두지 말고 다른 곳에 투자해도 된다.


일본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도 되고, 일본 ETF에 투자해도 되고, 엔화 선물에 투자해도 된다. 아래는 미래에셋 계열 자산운용사 글로벌 X가 운용 중인 일본 반도체 ETF인 2644다. 엔화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토스뱅크 외화통장에 있는 외화를 이용해 토스증권에서 바로 투자하는 기능은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이게 된다면 정말 편리할 것이다.


반면, 신한은행이나 농협은행 같은 대형은행들은 외화 입출금 계좌와 자사 증권사 계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래서 은행에서 환전한 외환을 연동 증권사 계좌로 보내 해외 주식 투자를 할 수도 있다.



2) 하나머니


두 번째는 하나머니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나머니는 내가 얼마 전에 일본 여행 가서 유용하게 썼던 앱인데, 하나은행 계열의 서비스이고 토스뱅크와 마찬가지로 환전 우대율이 100%다.


다만 토스뱅크와 약간 차이가 있다.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때는 100% 우대라서 수수료를 안 내도 되지만, 외화를 원화로 재환전할 때는 수수료를 1% 내야 한다.


하나머니 앱에 가입한 후 접속하면 이런 화면이 뜨는데, 나는 일본 여행 후 남은 엔화가 저렇게 들어 있다(환전 당시보다 엔원 환율이 떨어져 일단 내버려뒀다). 여기서 ‘무료환전’을 선택하면 외환 충전을 할 수 있다.


하나머니 앱

엔원 환율이 적정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 환전하면 된다.


다만 한도가 있다. 특별 한도 신청 시 최대 300만 원인데, 토스뱅크와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토스뱅크는 입출금 한도가 월 30만 달러까지이다. 이 부분은 하나머니가 좀 아쉽다.


이 외에 하나머니는 토스뱅크처럼 자동환전 기능이 있다. 점 세 개를 누르면 환율 정보가 보일 것이다.


여기서 목표환율 자동충전을 누른 다음 기준환율, 환전액, 환전 기간을 선택해준다. 그리고 실행하면 된다. 편리하지 않은가?

하나머니 외환 자동충전 기능

환전할 때도 환율을 다른 곳과 한번 비교해 보라. 아까 말한 것처럼 하나머니는 외화를 원화로 환급할 때 1% 수수료를 물리니 이 점 고려해 보라.


그런데 사실 하나머니는 환테크를 위한 서비스라기보다는 해외 여행에 좀 더 특화된 서비스이다.


특히 현금 사용률이 높은 일본에서 쓸 엔화를 미리 적정한 환율로 환전한 다음, 연결된 체크카드를 이용하면 현지 세븐뱅크 ATM에서 출금 수수료 없이 인출할 수 있다. 꽤 큰 장점이다.



3) 증권사 활용


세 번째는 증권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라면 당연히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가 사용하는 NH나무증권 앱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달러를 제외한 외화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환전이 가능하다.


즉, 우리의 목적인 엔화 투자를 하려면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해야 한다. 24시간 환전이 가능한 토스뱅크에 비하면 확실히 아쉽다.


내가 사용 중인 NH 나무증권 앱


한편 증권사 또한 환전 시 우대율 100%를 제공하기도 한다. NH 나무증권도 마찬가지로 우대율 100%이다. 기준 환율은 다른 곳보다 좀 높을 수 있으니 다른 곳과 먼저 비교하는 걸 추천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증권사의 환전 서비스는 엄밀히 말해 환테크용이 아니다.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환테크를 한답시고 외화를 잦은 빈도로 샀다 팔았다 하면 페널티를 먹을 수 있다.


그럼 의문이 들 것이다. 환테크는 애초에 차익 거래를 위한 목적으로 하는 건데, 잦은 환전이 어렵다면 증권사를 왜 언급하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토스뱅크나 하나머니에 없는 엄청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환전한 외화를 가지고 해외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 앱에서 일본, 도쿄라고 검색하면 수많은 종목이 나온다.


대부분의 환테크족들은 외화 환전 이후 환율이 오를 때까지 그냥 기다리기만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환율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에도 최대한 돈을 굴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토스뱅크나 하나머니 같은 서비스는 아직 환전한 달러나 엔화로 투자를 직접 할 수 없다. 반면 증권사 플랫폼은 가능하다. 그래서 환차익 + 투자수익을 모두 얻을 수 있다.


자, 그렇다면 환전한 엔화로 어디에 투자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본 주식, 일본 반도체 ETF, 엔화 기반 미국채 등 다양하다. 일본 주식이나 ETF의 경우 최근 많이 올랐다. 일본 니케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주식, ETF, 선물 등 다양하다.

특히 일본 정부가 반도체 장비 산업을 많이 밀어주고 있어서 관련 주들이 잘 오르고 있다. 따라서 엔화를 저점에 매수한 다음, 마냥 기다리기 아깝다면 일본 주식에 투자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엔화 기반 미국채는 말 그대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국채를 엔화로 사는 것이다. 요즘 미국 연준이 연내 최소 1회 이상 금리를 인하할 거라는 전망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지 않은가?


금리가 인하되면 채권의 가격은 상승한다. 그래서 엔화를 샀다면, 이걸 그냥 묵혀두는 대신 엔화 기반 미국채 ETF를 사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렇다. 대표적으로는 2621 ETF가 있다.


다만 이런 ETF는 환헷지 비용이라고 해서 별도의 비용이 부과되니 조심해야 한다. 관련 내용은 내 블로그에 정리해두었다.


정리해보자.


최근 엔저로 인해 엔화 투자에 관심 갖는 분들이 적지 않다. 38년 만의 엔저다 보니 엔화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여서 그렇다.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환율은 국가의 산업과 경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관리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환율은 어느 정도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하기 마련이고, 일본의 경제 규모가 적지 않으므로, 엔화 환테크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방법으로는 토스뱅크, 하나머니, 증권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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