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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예신 Jan 01. 2025

제자리걸음

Going round in circles.

돌이켜보니 제자리걸음이었네.

이곳저곳 눌러둔 그 발자국들은.


머지 않아 저물고 말,

찰나의 꽃을 피워보려 몸짓하는

무용한 1인극이었네.


때론 망연히 맴도는 회전목마처럼,

때론 출입구 없는 회전문에 갇힌 푼수처럼,


잡을 수 없는 파문을

부여잡으려 발버둥치고 말았다네.


막이 내리고 불이 꺼지자,

비로소 깨달았네.


검은 중력에 저항없이 이끌린 빈 몸,

기어이 바닥까지 내려가고야 말았음을.


바닥에서 올려다 본 한 줄기 옛 빛.


비로소 그 빛을 되새기게 되었네.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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