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커피를 마신다.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다. 정치이야기, 시댁, 자식 이야기들이 녹아들어 간다.
“아 근데 요즘 넘 열받아, 은행 금리가 너무 올라서 아파트 대출이자가 올랐다고 남편이 생활비를 줄인 거야, 꼰대도 저런 꼰대가 없어.”
부부사이좋기로 소문난 K가 남편의 뒷 담화를 시작했다. 다들 체감하는 이야기인지라 고개를 끄덕인다. 주부로서 남편과 소소한 돈 문제로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
‘치사하다 치사해’,라는 친구의 말이 공감이 가면서도,
‘음 나는 아닌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지난 시간들을 떠 올린다.
아이 둘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50이 될 때까지 쉬지 않고 경제활동을 해왔다. 직장생활도 해 봤고 학원에서 가르쳐 본 경험도, 과외도 했었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하겠다는 경제관념이 없었다. 돈이 있으면 그때그때 필요한 곳에 소비를 먼저 하고 생활비로 사용하다 보니 딱히 모은 돈이 많지 않았다. 아이들이 대학을 입학하고, 인생 후반기를 계획하다 보니 남편의 연금에만 기대어 살기에는 우리의 노년이 너무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자유를 누군들 이루고 싶지 않겠냐만은 언제나 문제는 어떻게 How 인 것이다.
그렇게 늦은 나이에 투자, 경제, 대출 이런 단어들에 관심을 가지고 익숙해지면서 경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 명의로 된 국민연금도 없고,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적인 삶 말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내 명의로 된 예, 적금을 모아보니 몇천만 원의 돈이 있었다. 은행에 넣어두어도 예금금리가 1%도 안 되는 때였다.
'이 돈을 어떻게 굴릴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작은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라도 받을까 아니 아니,
은행에 대출을 껴서 지방에 작은 아파트라도 살까?'
월세를 받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를 내어주고 세입자들로부터 이런저런 귀찮은 일을 많이 겪는다고 했다. 사람 겪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마침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며 주식 시장이 매일매일 폭락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는 뉴스들이 심란하게 들려왔다.
‘그래, IMF 때도 달러가 거의 2000원까지 간 적이 있어. 달러는 배신하지 않을 거야, 달러를 사야겠다.’
그렇게 소중한 전 재산으로 달러를 샀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