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매드랜드>를 보았어
노매드는 집이 없어 모든 것이 불안정하지만 대신 일상의 사건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아. 사건과 사건 간의 거리는 멀어서, 영화 속 어떤 장면은 정말로 근사한데 (다음 장면까지 가야 할 거리가 멀어서인지) 너무 빨리 지나가 아쉬웠어.
하지만 노매드랜드에서는 모두가 집이 없어 오히려 금세 다시 만나기도 해.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가 아쉬웠지만 금방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이 나왔던 것처럼 말이야. 그래서 노매드의 삶에 영원한 이별은 없다는 누군가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어.
영화 안에서 자신의 선택으로 노매드의 삶을 계속 이어가는 이들은 간절하게 다시 만나고 싶은 누군가가 있거나, 꼭 한 번이라도 만나고 싶은 순간이 있는 사람들이야. 영화 밖에서 이 영화에 열광한 사람들 역시 같은 이유를 마음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