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eslobster Apr 11. 2023
ps
작품을 가장 먼저 읽는 독자는 '작가 자신'이다. 그 독자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없기에 작가가 쓰는 글과, 선택한 사진에는 좋은 글과 좋은 사진을 구별하는 평소 작가 자신의 생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내 첫 번째 독자의 생각에 따르면 예술은 더하는 것과 빼는 것이 있다. 빈 종이(화면)를 채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소설·회화·음악·영화와 같은 것들이 더하는 쪽이라면,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무언가에서 빼고, 깎아 숨겨진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시·조각·사진과 같은 것들이 빼는 쪽이다. 더하는 쪽에서는 이미 세상에 있어 새삼 더할 것이 없다면 동어반복이고, 빼는 쪽에서는 그 전부를 빼도 새롭게 드러나는 것이 없다면 재료낭비가 되므로, 동어반복이 없는 소설·회화·음악·영화와 재료낭비가 없는 시·조각·사진이 좋은 작품이다.
작가에게 좋은 작품은 당연하고, 다만 매사에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고 싶은 요즘의 나는 예술로 더한 만큼 예술로 빼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소설로 더한 만큼을 사진으로 빼는 소설사진집! 누구는, 예술의 바다에 한 사람이 더하고 빼는 물 한 방울을 두고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하겠지만, 작가는 독자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