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Yeslobster Sep 16. 2023
주말 아침 설거지를 하면서 곰곰이 내 직장생활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직장생활에서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일까?'
나는 상급자에게 잘 보이려고만 하지 않는다. 난 인사고과를 확인하지 않는데(내 상급자들에게는 비밀이다!), 평가가 나쁘면 기본이 나쁘고, 좋으면 좋은 평가를 준 상급자에게 빚을 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빚이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하급자에게 잘 보이고 싶지도 않다. 하급자들은, 조직논리에 맞춰 추려진 상급자 그룹과 달리,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다. 정말 다양하다. 하급자들이라고 해서 결코 내 생각과 같지 않다. 경험상 하급자들에게 받는 직접적인 평가란 아부 아니면 악플이어서 도움보다는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난 아부를 사랑하고(누가 날 칭찬하면 나무에도 올라간다!), 뜻 없는 악플에도 진심으로 상처받는 사람이어서 그렇다. 누구든 상급자의 자리에 있다면 하급자의 평가가 아닌, 그 자리가 요구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나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퇴근 후에도, 퇴직 후에도 늘 나와 함께 할 '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것이다, 최근의 일에서는 특히 더 그랬고, 그간 내 직장생활에서도 쭉 그렇게 해 온 것 같다.
그렇게 직장생활을 했는데도 승진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있어 남들에게 "크게" 뒤쳐지지는 않았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거품이 깨끗이 헹궈진 접시에서 뽀드득, 뽀드득 기분 좋은 소리가 난다.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