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말로 하지, 왜 꼭 보고서를 쓰는 걸까?”
제 아무리, 보고서 작성 역량이 일잘러가 갖춰야 할 필요조건이더라도 끝없이 밀려드는 보고서,
외면할 수 없는 보고서, 번번히 깨져서 뭉개지는 보고서. 보고서 쓰기가 싫은건 싫은 거고, 힘든건 힘든거고, 어려운건 어려운거다. 생각만 해도, 듣기만 해도 몸서리쳐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냥 말로 해도 될 것을, 왜 힘들게 보고서를 쓰는 걸까?”
보고서 쓰기에 질린 직장인이라면, 한번 쯤 마음속으로 읊조려 봤을 거다.
회사의 모든 가치창출 활동에는 크고 작은 의사결정이 수반된다. 주요 정보전달이나 의사결정에는 관련 부서의 전문가, 직책 보임자와 경영층이 참여한다. 무엇으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구성원에게 확실하면서도 동일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까? 여러 부서와 구성원들의 가장 효율적인 소통 수단은 과연 무엇일까?
말? 보고서? 말과 보고서는 어떻게 다른걸까.
말에는 언어 뿐 아니라 화자 특유의 억양, 표정, 몸짓 들이 함께 작용한다. 말은 완성과 동시에 흩어져 남겨지지 않는다. 같은 주제라도 누가 어떻게 말하냐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
게다가,칵테일 파티처럼 소음이 많아도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르면 잘 들리는 것 처럼, 자기가 관심 갖는 말만,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는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까지 더해진다면?
반면에 고치고 또 고쳐서 말끔히 정제된 말이 담긴 보고서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간결하며 독자가 이해하기 쉽다. 말과 달리 메시지를 정확하게 재현 또는 반복할 수 있고, 업데이트도 용이하다. 보고서는 불필요한 행동이나 낭비를 없애고, 핵심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모으는 역할도 한다.
지지부진 하게 흩어진 생각들을 하나로 모으고, 구성원의 협업과 조직의 실행을 촉진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보고서 작성과 보고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보고서가 그래도 그나마 가장 경제적인 소통 비용이자, 검증된 소통 자본이다.
인류의 기업역사에서 보고서가 사라지지 않고, 지긋 지긋하게 살아남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