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업 경영자, 가정행복코치, 작가이고 강연자이고 어쩌다 방송에도 나가고 하니 사람들은 내가 꽃길만 걷는 줄 안다. 그러나 절대로 아니다. SNS나 블로그에 그런 활동 상황만 알리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근데 뭐 다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나도 이런저런 고민과 갈등, 힘든 일도 많다. 누군가 그러더라. 천석꾼은 천 개의 고민을, 만석꾼은 만 개의 고민을 갖고 있다고... 나는 천석꾼도 만석꾼도 아니지만 세상살이에 어찌 고민이 없겠나.
최근 몇 달간 넘넘 힘든 일을 겪었다. 몇 달 전 아내가 큰 사고(?)를 쳐서 그거 수습하러 다니느라 정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송사로 가게 돼 아내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게 너무 안쓰러워 내가 나서서 돕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안 도우려고 했던 게 아니라 원래 아내가 내 일 스타일을 안 좋아해서 내가 일부러 개입을 안 했다. 아내 표현에 따르면 내가 너무 빡세게 일처리를 하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버겁다며 아내가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내버려 두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이 지경까지 온 거다. 결국 아내가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호흡 곤란 등 신체적 이상 증상을 경험하니 어쩌겠는가.
근데 내가 빡세다고? 일 처리에 빡세고 안 세고가 어딨나. 어떤 일이던 결과(사고)를 생각하고 준비하고 과정을 처리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진작 내 스타일로 일 처리를 했다면 일이 이 지경이 안 됐을 거고 손실도 최소화했을 거다.
잃어버린 돈이 생각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다시 잠들지 못하고, 욕이라도 한 바탕 해주고 윽박지르고 싶은 마음,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맘 간절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아내의 건강이고 우리 부부간의 관계라는 생각에 마음을 추슬렀다.
적잖은 손해를 보고 내가 나서서 마무리를 하면서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수업료 많이 냈다고 생각하자.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와서 어쩌겠어. 지금 이 시점에서 제일 중요한 건 당신 건강이야. 더 이상 이 일로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 건강을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이 돈이 다시 들어와도 당신 건강을 해친다면 이 돈 안 갖고 싶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아내가 감격하며 대답한다. "고마워요. 내가 당신 일 처리 스타일이 두려워 미리 얘기하지 못해 일이 이렇게 커져 버려 너무 미안해요. 그동안 당신이 가사를 너무 못 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많았고 그걸로 당신에게 잔소리도 많이 퍼부었는데, 이번 일 처리를 하는 걸 보면서 당신이 얼마나 유능한 지 깨달았어요. 제가 잘하는 일이 있고, 당신이 잘하는 일이 있다는 걸 확실히 알았어요. 이번 일로 그동안 무너진 우리 가정의 질서가 확실히 세워졌어요."
마지막 피니시를 날렸다. "당신 사고 싶어 하던 코트 내가 사 줄게. 그걸로 기분 전환해" 며칠 전 아내가 마음에 꼭 든다며 벼르고 별러 겨울 코트를 사 왔는데 그일 있고 나서 자학하는 마음으로 반품하고 온 걸 알기에... 결국 아내는 눈물을 쏟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반응했겠는가? 대판 싸우고, 남편은 나가서 술로 해결하고, 와이프는 울고 있고.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은 밖으로 밖으로 돌고, 가정은 풍비박산 나는 게 일반적인 모습 아닌가.
부부는 위기의 순간에 함께 해야 한다.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남편이 잘할 때, 아내가 예쁠 때 잘 대하는 건 잘하는 게 아니다. 그 반대 상황에서 잘 대해주는 게 부부다. 그게 혼인 서약이다. 난 이번 일로 혼인 서약 지켰다.
내일은 다시 태양이 떠오를 거다. 여전히 우리는 잠을 자고 잠을 깬다. 밥을 먹어야 하고 일도 해야 한다. 건강관리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가정에 어떤 일이 있었든 이렇게 일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돌아가게 돼 있다. 어떤 마음으로 새 아침을 맞을 것인가는 내 선택이다.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