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아내를 버렸지만, 아내는 남편을 살렸다

안희정 1심 판결을 보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안희정의 비서 성폭행 혐의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 김지은 씨보다 안희정의 아내 민주원 씨의 말이 더 믿을 만하다고 인용했다.


어차피 1심 판결이고 검찰에서도 항소 의사를 밝혔으므로 최종 판결 여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판결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이 시점에서 피해자도 피의자도 아닌 안희정의 아내 심경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이 사건에서 두 당사자를 제외하고 가장 큰 피해자는 안희정의 아내인 민 씨가 아닐까 싶다. 민 씨는 자신을 배신한 남편을 위해 재판에서 남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함으로써 남편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충남 보령의 한 리조트에서 부부가 묵는 방에 김 씨가 새벽 네 시쯤 들어와 두 사람이 자는 모습을 침대 발치에서 지켜봤다고 증언했는데, 이 증언이 무죄 판결의 결정적 이유였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였는지, 세간의 이목을 생각해서 그랬는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녀는 자신을 버린 남편을 버리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 인턴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세상에 알려졌을 때 클린턴의 아내 힐러리는 내심 무심한 체 했지만 훗날 자서전에서 "남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민 씨의 심정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남편의 배신에 치가 떨렸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가정을 먼저 생각했다. 가정이 깨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리라.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김씨측 한 증인은 “민 여사가 피해자의 연애사와 과거 행적에 관한 정보를 취합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안희정 정말 나쁜 XX다. 패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그래도 살려야 한다. 김지은 원래 맘에 안 들었다. 새벽에 우리 침실에 들어와 있던 적도 있다. 그래서 내가 수행에서 정무로 보냈다’는 말을 했다”라고 밝혔다.


힐러리처럼 그녀도 남편의 목을 비틀거나 감옥에 보내고 싶을 만큼 화가 났겠지만 가정은 자존심보다 더 소중하기에 가정을 지키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가정은 그 어떤 가치보다도 소중하다. 모든 것을 걸고 지켜야 한다. 길고 긴 결혼생활에서 누구나 실수하거나 용서하기 어려운 행동을 할 수 있다. 배우자뿐만 아니라 나도 그럴 수 있다. 바로 그때 상대를 용서해야 한다. 그것이 결혼의 약속이다. 우리 그러려고 결혼한 거다. 힘든 결정을 한 민주원 씨에게 박수를 보낸다.


안희정은 1심 판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유무죄에 관계없이 그가 아내와 자녀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란다. 혹여나 정치 따위는 꿈도 꾸지 않기를 바란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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