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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날 단상

나는 28년 직장생활을 했고, 15년째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직장 생활하는 동안 난 평생 월급쟁이를 하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래서 죽기 살기로 일했다. 월화수목금금금 일했다. 남보다 일찍 출근해서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 덕분에 직장생활 내내 좋은 평가를 받았고 남들보다 이른 승진에 말년에는 높은 연봉도 받았다. 대신 일 년에 딱 한 번 주어지는 여름휴가나 샌드위치 연휴 때는 진작에 계획을 세워 가족과 함께 목숨 걸고 즐겼다. 그때 내 생활신조는 '할 때 팍, 쉴 때 푹'이었다. 당시 유행하던 광고 카피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였다.



그러다 예상보다 이른 퇴직을 했고 1년간 준비 후 창업해 올해로 15년을 맞았다. 창업 초기에는 직장 다닐 때보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더 없었지만 이제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근무시간도 자유롭고, 휴가도 가고 싶을 때 간다. 근무시간이 자유롭다는 말은 일을 열심히 안 한다는 말이 아니라 어떨 때는 18시간을 내리 일할 때도 있고, 이틀 내내 안 할 때도 있다는 말이다. 얽매이지 않다 뿐이지 근무시간은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많다.


요즘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중시하지만, 내가 직장 다닐 때는 빠른 승진(을 하면 큰 차를 타고, 큰 집을 살 수 있었으니까)이 목적이었다. 사업가가 된 후로는 회사의 생존 < 확장 < 지속가능성이 목적이다. 직장인일 땐 나와 내 가족만 챙기면 됐지만, 지금은 모든 이해관계자를 다 고려해야 한다. 그러니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 하고, 전천후 근무자가 돼야 한다. 심적 부담감이 늘 어깨를 짓누른다. 직장인은 샌드위치데이가 기다려지지만, 사업가는 샌드위치데이가 두렵다. 직장인은 월~금요일 열심히 살면 되지만, 사업가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1년을 넘어 10년 뒤까지 내다봐야 한다.


그때는 좋고 지금은 나쁘다, 또는 그 반대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때는 그때를, 지금은 지금을 즐긴다는 뜻이다. 까르페디엠 Carpe diem



가정행복코치, 시나리오 플래너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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