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 책 출간 강연회@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 100권의 책 표지와 150여 명의 참석자 이름이 써 있다)
책 쓰기는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평생에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냈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 실제로 책을 출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뭐 당연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 현직 저자가 몇 명인지 통계 자료는 못 찾았지만 한해 총 발간된 도서 종수를 보면 2022년 80,602 권, 2023년도 비슷하게 예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KPIPA 출판산업 동향」 인용)이 된다. 이 중 중복된 저자와 기관 출판을 제외하고 대략 5만 명으로 보면 전체 인구 대비 0.1% 정도 되는 셈이다.
다른 통계를 보자. 2022년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총 자산 기준금액 100억 원 정도 추정)을 보유한 대한민국 부자 수가 전체 인구의 0.89%에 해당하는 45만 6천 명으로 집계됐다. 왜 갑자기 돈 얘기를 하는 걸까? 통계수치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출간하기가 자산 100억 가진 부자 되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30년간 책 100 권을 출간한 사람이 있다니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모르긴 몰라도 현존하는 저자 중에는 김형석 교수와 유영만 교수가 유일하리라. 30년 동안 책 100 권을 썼다면 연평균 3.3 권, 대충 3개월마다 한 권씩 책을 출간했다는 말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분들을 신격화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문제는 생각만 있는 사람과 실천하는 사람의 차이다. WISH와 DO의 차이다. 희망사항과 실천(목표)의 차이다. "책을 출간하고 싶다"와 "책을 출간한다"의 차이다. 이 차이로 누구는 저자가 되고 누구는 독자가 된다.
모든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 저자와 독자
- 뚱뚱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
- 담배 피우는 사람과 피우지 않는 사람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는 말한다. "책 쓰기는 애쓰기다." "몸부림치며 쓴 육체노동이다." 그래서 그는 100호 책에서 자신을 문장 건축 노동자로 부른다. 그렇다. 글쓰기는 진짜 '노가다'(표준어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쓴다)다. 천재적인 작가도 있고 상상력이 뛰어나 펜만 들면 술술 글이 써지는 작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책상에 앉아 엉덩이에 땀띠가 날 정도로 버텨야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13년 동안 겨우 책 세 권을 출간했으니 말할 자격이 없기는 하다. 그와 나의 차이는 뭘까? 그는 밥 먹듯이 글을 쓴다. 그는 주중 내내 책을 읽고 주말 내내 글을 쓴다. 그 시간에 나는 뭘 했을까?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살았을 게다. 뭘 했는지 기억나는 것도 별로 없지만.
후기를 마치며 그동안 '써야지 써야지' 하며 미뤄왔던 4호 책 쓰기에 돌입하리라 마음먹는다. 아니 오늘부터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