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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Jan 07. 2021

육아전쟁 치르는 엄마 역 위해 22kg 살 찌운 여배우

영화 '툴리'

코로나 19로 집 밖에 못 나가는 요즘, 전쟁 같은 육아로 고생하시는 부모가 많을 텐데요. 오늘 소개할 영화 역시 전쟁 같은 육아로 지친 엄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여전사 이미지로 익숙한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으로 등장해 열연을 펼친 영화 ‘툴리’입니다.


영화 ‘툴리'에서 세 아이의 엄마 마를로 역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 이번 영화에서는 기존 이미지와는 달리 육아에 지친 엄마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었다.


첫째 딸, 둘째 아들, 그리고 배 속의 아이까지. 세 아이를 둔 엄마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분)와 아빠 드류(론 리빈스턴 분). 마를로는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육아 휴직을 내고 두 아이를 보살핍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오르는 상태에서 아이들 등교를 시키는 것만 해도 고역인데요. 카페에 앉아 조금 쉬려고 해도 ‘카페인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모르는 사람의 잔소리에 맘 편히 쉬지도 못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오빠가 동생의 셋째 출산 기념 선물로 야간 보모 구해주겠다 제안하는데요. 마를로는 남의 손에 아기 맡기기 싫다며 거절합니다.


어느 날 밤, 양수가 터지고 셋째 딸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는데요. 앞서 두 번이나 겪었던 일이지만 밤낮없이 울어대는 아기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습니다. 눈만 뜨면 기저귀 갈고 유축하느라 바쁘고, 그 외의 시간은 잠자는 데만 써도 수면은 늘 모자라죠.


밤마다 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 분). 퇴근한 남편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게다가 셋째 출산 이후 복구되지 않은 나의 몸, 불룩 튀어나온 배에 축 처진 가슴은 내가 봐도 보기 싫습니다. 어린아이들까지 “엄마 몸이 왜 이래”라며 한 마디씩 거드는 말은 악의가 없는데도 가슴에 와서 콕 박히죠. 퇴근한 남편은 아이들과 놀아 주긴 하지만 밤마다 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이 와중에 둘째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른 학교로 전학 갈 것을 권유받습니다.


점점 지쳐가던 마를로는 결국 오빠가 준 야간 보모의 전화번호로 연락하게 되는데요. 다음날 밤부터 집에 온 야간 보모는 아이를 돌보러 온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크롭 티셔츠 차림에 생각보다 젊은 나이의 여성으로 이름은 ‘툴리’였습니다. “아이만이 아니에요, 엄마를 돌봐드리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그가 어쩐지 못 미더웠지만 지친 마를로는 먼저 잠부터 청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오랜만에 푹 잔 얼굴로 일어나 거실로 나오자 집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모두 툴리가 해 놓은 것이었죠. 정말 자신을 돌봐주러 온 것인지 툴리의 존재만으로 인해 마를로의 날카로웠던 말과 마음이 점점 무뎌지고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이제야 숨 좀 돌리나 싶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통보를 하는 툴리,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마를로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툴리(맥켄지 데이비스 분). "엄마를 돌봐주러 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존재로 인해 마를로의 숨통이 트이게 된다.


영화 ‘툴리’는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현실 세계 속 엄마의 일상을 가감 없이 그렸다는 점에서 해외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이는 각본을 맡은 디아블로 코디가 실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셋째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 우울증을 겪은 그는 당시 미국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보모 서비스를 받게 되었는데요. 그때의 야간 보모가 마치 ‘구세주’ 같았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죠. 영화를 보면 그때 작가가 느꼈던 점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표현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감독과 작가는 보다 사실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출산한 엄마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결혼생활은 물론 남편과의 관계, 성생활 문제 같은 사적인 부분까지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면들, 예를 들어 열심히 유축해 모은 모유를 식탁 위에 쏟는 장면이나 핸드폰을 아기 얼굴 위로 떨어뜨리는 장면은 이런 인터뷰를 통해 나온 장면이라고 하네요.


세 아이 육아에 지친 엄마 마를로 역은 샤를리즈 테론이 맡았습니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로 22kg 이상 살을 찌웠다는 그는 모유 수유를 포함한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연기했는데요. 툴리 속 그를 보면 매드맥스의 여전사 퓨리오사와 동일 인물인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시나리오를 본 샤를리즈 테론은 제작에도 함께 참여하며 “배우이자 엄마이기도 한 나는 이 작품이 진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영화에서 보이는 모성애와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되어가는 모습들은 매우 사실적이고 깊이가 있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죠.


영화 속 툴리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마일로는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는데요. 육아에 지친 그에게 정말로 필요했던 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상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육아로 고생하는 아내, 친구, 남편에게 한마디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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