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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 Jan 30. 2021

낯선 이방인

20200129-여행 1일차

파리의 지하철


밤 근무하고 3시간 잤나? 바로 비행기 타러 공항으로.

짐 붙이고 면세품 찾고 하니 출발 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었다.

원래는 면세점 구경 좀 하려 했는데 되레 지쳐서 김밥 한 줄 사 들고 의자에 앉았다.

몸이 피로해서 그런지 아 그냥 집에서 쉴걸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비행시간도 어느 정도 길어야지.

거진 12시간을 앉은 상태로 가려니 목부터 발까지 안 아픈 데가 없었다. 역시 먼 거리 여행은 젊을 때 가야 한다.


근데 이상하게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마음이 편안했다.

낯선 곳에 떨어진 이방인이 프랑스 영화 세트장에 떨어진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

프랑스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가? 암튼 공항에서 르 버스를 타고 리옹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전철을 타고 가는데 여기서부터 멘붕.


지금 와서 보면 지하철은 좀 지저분하긴 하지만(이 더러운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한다) 서울처럼 잘 돼있는 편인데 언어가 달라서 그랬나 아님 그냥 당황해서 그랬나 이쪽인지 저쪽인지 헤매기 시작했고 등줄기에선 땀이 흘렀다. 숙소가 지하철 끝이라 방향만 잘 타면 어느 역에서 내려야 되나 초조해하지 않아도 될 거였는데....

암튼 잘 찾아가긴 했고 이후에는 지도 없이도 숙소는 잘 찾아갔다.


캐리어 하나 배낭 하나 앞 가방 하나 짊어지고 환승하는데 얘들은 왜 이렇게 죄다 키가 큰지. 지하철에서 내려서 같이 걸어도 나는 점점 뒤처지고 그들은 저만치 가있더라. 그리고 하나같이 얼굴이 작고 잘들 생겼.... 덕분에 6일간 눈호강 많이 했다.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었지만 사람을 대놓고 찍을 순 없으니깐 나만 좋았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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