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0-여행2일차
여행 날짜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좋은 날씨는 애초에 포기했다. 본격적인 여행 첫날 아침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우비와 우산을 쓴 채 첫 번째 행선지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 다들 알겠지만 화재로 소실된 이 성당은 겉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한창 공사 중이었다. 내부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노트르담 근처에 생트샤펠이라는 역시 성당이 있었는데 입장료가 14유로였던가? 암튼 쫌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볼만하다길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이게 뭐지? 했다. 성모상 하나만 떡하니 있고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이거 보려고 그 비싼 입장료를 냈던가 했는데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탄성을 부르게 됐다. 전면이 스테인드 글라스로 되어 있어서 와~ 하면서 계속 빙글빙글 돌았던 기억이....
다시 나와서 퐁네프 다리를 지나려는데 남자아이 무리들이 다가왔다. No! 라 하고 가려는데 계속 졸졸 따라와서 원래 가려던 방향에서 반대로 가는 척하다가 다시 가려니까 또 따라와서 종이를 내밀었다. 그래서 그냥 반대편으로 걸었다. 어차피 길은 가다가 만나니까.
루브르로 들어가는 길에서 또 한 번, 이번엔 여자 무리들을 만났는데(이 이후로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무슨 종이를 하나 내밀며 사인을 해달라고 다가왔다) 무시하고 가려니까 내 팔을 아플 정도로 꽉 잡는 게 아닌가. 생각해보니 내가 사람 없는 입구 쪽으로 가서 그런 거 만난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인상 쓰면서 가방을 꽉 붙들어 매고 뛰니까 뒤에서 뭐라 뭐라 하던 거 같던데 따라오진 않더라.
암튼 산전수전 겪으며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했다. 이 루브르 박물관은 진짜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게 거진 반나절을 그림, 조각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다 보지 못했다. 안내문을 보면 거기서 꼭 봐야 할 것들 몇 개를 보여주는데 그거 위주로 보는 게 효율적일 거 같다. 다 보려는 욕심은 버려야 발이 편하다. 보면서 든 생각은 얘네는 이런 거 다 어디서 났지?
루브르에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튈르리 정원과 연결되어있다. 잘 관리된 이 정원은 새들의 천국인데 잘못하면 새똥 맞을 수 있으니 주의. 비는 그치긴 했지만 날씨가 흐려서 정원에 오래 앉아있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