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 Feb 05. 2021

비와 집시가 따라다니는 파리

20200130-여행2일차

노트르담-생트샤펠-퐁네프다리-루브르-튈르리정원


아직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여행 날짜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좋은 날씨는 애초에 포기했다. 본격적인 여행 첫날 아침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우비와 우산을 쓴 채 첫 번째 행선지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 다들 알겠지만 화재로 소실된 이 성당은 겉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한창 공사 중이었다. 내부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노트르담 근처에 생트샤펠이라는 역시 성당이 있었는데 입장료가 14유로였던가? 암튼 쫌 비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볼만하다길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이게 뭐지? 했다. 성모상 하나만 떡하니 있고 기념품 가게가 있었다. 이거 보려고 그 비싼 입장료를 냈던가 했는데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탄성을 부르게 됐다. 전면이 스테인드 글라스로 되어 있어서 와~ 하면서 계속 빙글빙글 돌았던 기억이....


생트샤펠 내부. 그동안 해외여행 다니면서 성당 많이 다녀봤는데 단연코 여기가 제일 멋있었다.

 
다시 나와서 퐁네프 다리를 지나려는데 남자아이 무리들이 다가왔다. No! 라 하고 가려는데 계속 졸졸 따라와서 원래 가려던 방향에서 반대로 가는 척하다가 다시 가려니까 또 따라와서 종이를 내밀었다. 그래서 그냥 반대편으로 걸었다. 어차피 길은 가다가 만나니까.

 

퐁네프 다리. 파리에선 정말 가방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혼자 다니는 여자들을 노린다.


루브르로 들어가는 길에서 또 한 번, 이번엔 여자 무리들을 만났는데(이 이후로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무슨 종이를 하나 내밀며 사인을 해달라고 다가왔다) 무시하고 가려니까 내 팔을 아플 정도로 꽉 잡는 게 아닌가. 생각해보니 내가 사람 없는 입구 쪽으로 가서 그런 거 만난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인상 쓰면서 가방을 꽉 붙들어 매고 뛰니까 뒤에서 뭐라 뭐라 하던 거 같던데 따라오진 않더라.


비가 부슬부슬(나중엔 퍼붓던) 내리던 루브르 박물관 외경.

 
암튼 산전수전 겪으며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했다. 이 루브르 박물관은 진짜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게 거진 반나절을 그림, 조각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다 보지 못했다. 안내문을 보면 거기서 꼭 봐야 할 것들 몇 개를 보여주는데 그거 위주로 보는 게 효율적일 거 같다. 다 보려는 욕심은 버려야 발이 편하다. 보면서 든 생각은 얘네는 이런 거 다 어디서 났지?


루브르에 가면 줄 서서 보는 모나리자.
어릴 때 역사책이나 미술책에서 한 번쯤은 봤던 들라크루아의 그림.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루브르에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튈르리 정원과 연결되어있다. 잘 관리된 이 정원은 새들의 천국인데 잘못하면 새똥 맞을 수 있으니 주의. 비는 그치긴 했지만 날씨가 흐려서 정원에 오래 앉아있진 못했다.


루브르 밖으로 나오면 개선문의 축소 버전이 있다.
튈르리 정원. 날씨만 좋았다면 샌드위치랑 커피 들고 간단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었을 텐데. 아니지. 비둘기 때문에 금방 자리에서 일어났을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낯선 이방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