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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티 Nov 04. 2024

행동경제학으로 배우는 똑똑한 지출 관리

나만의 재무시스템 만들기 (9): 현금흐름표[지출관리(2/4)]

< 행동경제학으로 배우는 똑똑한 지출 관리: 소비 줄이는 3가지 전략 >

행동경제학에서는 우리가 항상 합리적인 경제적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감정에 휘둘리고, 때로는 근시안적인 판단을 하죠. 바로 이 때문에 체계적인 재무관리가 필요한 겁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방법은 당신의 지출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처음엔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돈이 어디로 새어나가는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마치 건강을 위해 식단을 기록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 방식은 2010년 필자가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바탕으로 설계하여 세상에 공개했습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이 방법을 시도해보시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재정적 스트레스도 줄어들 수 있죠. 당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1.<월급명세서>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 왜 따로 챙겨봐야 할까?

이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돈의 출처에 따라 그 가치를 다르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급여공제는 ‘보이지 않는 돈’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어차피 손에 들어오지 않을 돈이니까...”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당신은 이 ‘보이지 않는 돈’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실제로 얼마나 지출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는 ‘손실 회피’ 성향을 자극해, 불필요한 공제를 줄이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 2.정기적으로 내는 세금, 미리 준비하면 좋은 이유

이 방식은 ‘현재 편향(present bias)’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보통 당장의 지출에만 집중하고, 미래의 큰 지출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특히 세금처럼 한 번에 큰 금액이 나가는 지출은 더욱 그렇죠.

정기적인 세금을 별도로 관리함으로써, 당신은 이를 항상 염두에 두게 됩니다. 이는 ‘계획적 행동 이론(theory of planned behavior)’과도 연관됩니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함으로써, 세금 납부 시기가 되었을 때 겪을 수 있는 재정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거죠.


■ 3.<지출관리>에 공통적으로 사용된 요소들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는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입니다. 이는 우리가 선택을 할 때 주변 환경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결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쉽게 말해, 선택 설계는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선택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듯, 우리의 선택지를 배열하고 제시하는 방식을 디자인하는 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 식당 뷔페에서 과일을 눈높이에 두고 디저트를 멀리 배치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 건강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 저축 계획에 자동이체 옵션을 기본으로 설정해두면, 더 쉽게 저축을 시작하게 됩니다.

- 신용카드 명세서에 최소 납부액 옆에 권장 납부액을 표시하면, 사람들은 더 많은 금액을 상환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무관리에서 선택 설계는 특히 중요합니다. 지출 내역을 어떻게 분류하고 제시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소비와 저축 습관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지출을 ‘필수’와 ‘선택’으로 나누거나, ‘투자’, ‘가치’, ‘소비’로 구분하는 것도 일종의 선택 설계입니다. 이런 구분은 당신이 각 지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더 명확히 인식하게 만들어, 더 현명한 재정 결정을 내리도록 돕습니다.


결국, 선택 설계의 목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무관리에서도 이 개념을 활용하면, 당신의 재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고정/변동 구분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이란 미래의 사건이나 결과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입니다. 재무관리에서 이는 당신의 수입과 지출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지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 고정 지출: 매달 나가는 월세나 보험료는 예측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액과 날짜를 정확히 알 수 있죠.

2. 변동 지출: 식비나 여가 비용 같은 지출은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변동이 크기 때문이죠.

3. 급여: 정규직의 월급은 예측 가능성이 높지만, 프리랜서의 수입은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


예측 가능성이 높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1. 예산 계획을 세우기 쉽습니다.

2. 재정적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3.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쉬워집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100% 예측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당신은 ‘비상 자금’을 마련하는 겁니다. 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이에요.


재무 관리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고정 수입을 늘리기

2. 자동 이체로 저축하기

3. 지출 패턴을 분석하고 규칙성 찾기


★ 계좌정보

‘심리적 회계’와 연관됩니다. 어떤 계좌에서 돈이 나가는지 파악함으로써, 각 계좌의 용도와 중요성을 더 잘 인식할 수 있습니다.


★ 합리적 소비등급

이는 ‘휴리스틱(heuristic)’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각 지출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해주죠. 휴리스틱은 우리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경험 법칙’ 또는 ‘어림짐작’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기 위해 사용하는 ‘정신적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 식당 선택: “사람이 많이 몰린 식당이 맛있을 거야.”

- 쇼핑: “비싼 제품이 품질이 좋을 거야.”

- 투자: “작년에 잘 나갔던 주식은 올해도 잘 나갈 거야.”

- 50/30/20 규칙: “월 수입의 50%는 필수 지출, 30%는 개인 지출, 20%는 저축”


이런 판단들이 바로 휴리스틱입니다.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죠. 재무관리에서도 휴리스틱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휴리스틱은 당신의 일상적인 재무 결정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들어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최선의 결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잊지 마세요!


★ 필수소비 여부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를 활용합니다. 어떤 지출을 ‘필수’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소비 결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밀한 분류는 당신의 재정 결정을 더욱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상세한 관리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재무관리 방식은 어떤가요? 이런 세밀한 분류가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부담이 될까요?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현명한 재무관리의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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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 지출 기술(심리학 기반)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7장. 돈, 현명하게 쓰는 기술 (경제심리학): 부자처럼 돈 쓰기"에서 다룹니다.


<참고>

1. "Your Money or Your Life", Vicki Robin and Joe Dominguez, Penguin Books (2008)

2. "Predictably Irrational", Dan Ariely, Harper Perennial (2009)

3. "Nudge: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 Richard Thaler and Cass Sunstein, Penguin Books (2008)

4. "The Psychology of Money", Morgan Housel, Harriman House (2020)

5. "Thinking, Fast and Slow", Daniel Kahneman, Farrar, Straus and Giroux (2011)

6. "The Millionaire Next Door", Thomas J. Stanley and William D. Danko, Taylor Trade Publishing (1996)

7. "The Behavior Gap", Carl Richards, Portfolio (2012)

8. "자동으로 부자 되는 시스템", 윤교진, 한국경제신문 (2011)


★ (클릭) 연금 만들기: 40대 은퇴를 위한 가이드 [바로보기] 

< 목차: 행동경제학으로 배우는 똑똑한 지출 관리 - 소비 줄이는 3가지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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