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숙박업, 쉽게 보시면 안됩니다.
나는 8년째 숙박업을 하고 있다. 부업으로 시작한 에어비앤비가 호텔 신축까지 이어졌다. 에어비앤비만 운영했거나, 호텔 산업에만 종사한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쟁쟁한 숙박 시장 안에서도 새로운 플레이어로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이건 개인적인 생각). 8년 동안 코로나19를 포함해 여러 굴곡을 겪었다. 그런 나에게 요즘 급격히 뜨거워진 숙박업 시장은 꽤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고민해봤다. 왜 갑자기 숙박업이 핫해졌을까?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수많은 숙박업체가 사라졌다. 하지만 지금, 인바운드 관광객 수는 2019년 최대치를 넘어섰다.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이 불균형 덕분에 현재 숙박업은 객단가도, 숙박률도 모두 상승해 있다. 다만, 이런 분위기를 타고 숙박업체 수 역시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두 번째 이유는 건물 단위 부동산 시장 침체의 풍선효과다. '강남 공실'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꼬마빌딩 디벨롭 시장이 얼어붙었다. 투자를 준비하던 돈들이 갈 곳을 잃었다. '임대 이상의 수익',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사업'을 찾던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호스텔 등 숙박업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유튜브만 봐도 너나할 것 없이 호스텔 얘기를 하는 이유다. 호스텔이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돈을 버는 것처럼 보이니까. 물론 이게 정말 쉬운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부분은 다음에 따로 다루겠다.
이 외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두 가지가 숙박업 시장을 뜨겁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을까? 내 대답은 '반반'이다.
개인 단위의 에어비앤비 운영은 여전히 좋은 기회다. 투자금이 적게 들고, 실패 리스크도 비교적 작다. 운영만 잘하면 월급 이상의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요즘은 에어비앤비 매물을 구해주는 대가로 부동산이 수천만 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들린다. 그만큼 작은 규모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문제는 호스텔이나 모텔 투자의 경우다. 에어비앤비는 천만 원 정도로 시작할 수 있지만, 호스텔과 모텔은 상당한 자본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그런데 '돈 된다더라'는 소문만 듣고, 사업성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 결과는 뻔하다. 초반에 잘 되는 것 같아도, 5년, 10년 후까지 버티기는 쉽지 않다. 몇 년간 모은 돈을 리모델링 비용으로 다시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럼 대기업이나 자본이 많은 회사는 잘할 수 있을까? 요즘은 이것도 쉽지 않다. 숙박업은 하단(기본 고정비 충당)이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이다. 과도한 레버리지만 없다면 이자나 월세 충당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고정비만 맞추자'는 수준으로 큰돈을 투자하는 회사는 없다. 수익을 내려면 시장을 정확히 읽고, 차별화된 무언가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기조차 어렵다.
정리하면, 숙박업 시장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생각보다 돈은 많이 들고, 준비 없이 뛰어들면 돈을 벌기 어렵다. 숫자도 잘 봐야 하고, 기획도 잘해야 한다. 특히 수요 없는 지역에서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 요즘은 숙박 수요 데이터, 상권 데이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투자 전, 반드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조하고 싶다. 리스크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숙박업은 사업성 검토, 기획, 브랜딩, 금융, 인테리어, 공정 관리, 운영 세팅 등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 이 중 핵심적인 부분은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단순히 시설만으로 우위를 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가격이 압도적으로 싸던가, 인테리어가 감각적이던가, 입지가 좋던가. 적어도 하나는 '올 이유'가 확실해야 한다.
숙박업 시장은 아직 충분히 핫하다. 하지만 포화 상태가 머지않았다.
그때가 오면,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올해 1~2월에 이미 그 조짐이 보였다.
지금 필요한 건 싸울 수 있는 무기 하나를 갖추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