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없는 2017년

하고 싶은 것도 하며 살기

2017년 1월 1일.

나의 2017년은 무방비 상태로 바닷물에 뛰어들며 시작됐다.

여느 해 와는 많은 것들이 다른 시작이었다.



어른스럽고 성숙된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술 한잔 마시지 않은) 철없는 사람 1 또는 한 여자의 충만한 똘기의 발현이었고 그동안 지향하고 살아온 안정적 삶을 벗어버리기로 한 절박한 한 여배우의 몸부림 이기도 했다.


바닷물 속에 풍덩 들어가서 머리 꼭대기까지 염장이 된 이후의 일.

그걸 걱정했다면, 다음을, 내일을 걱정했다면 2017년 1월 1일의 나는 바다를 바라만 보고 있었을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내 인생에서 나는 1월 1일에 바다에 온몸을 던져본 적이 있는 한 사람으로 그 역사에 기록되었다.


이런 충동적인 일이 누군가에겐 매일도 할 수 있는(?) 쉬운 일일 수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얼마나 새로운 기분이 들면 기록까지 하고 있을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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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온도쯤 되는 차가운 바다였다.

정말 맑고 아름다워서 들어가 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바다였다.

그날의 형편상 내가 바다에 들어간다면 정말 많은 일들이 꼬이고 주변이 불편해질 상황이었다.

얌전히 바다를 바라보다가 안녕하고 일어서는 것이 최선의 상황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참 바다를 바라보기만 하던 나는 ‘지금껏 못 그러고 살았는데 뭐, 한 번쯤은 그래도 되잖아. 어떻게든 되겠지. 이런 짓 좀 한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일을 그만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을 걱정하느라 하고 싶은 일 한번 못하고 살고 싶지 않아!


몇 초 후 난 바닷물 속에 있었다.

1.2.3. 풍덩! 머리꼭지를 담갔을 때 시원함이란...

그 기분의 기억은 아마 평생 갈 것 같다.


‘내일은 없다!’ 생각 가지기란 ‘에라, 모르겠다!’와 흡사 닮아있지만 묘한 차이를 가지는 것 같다.

‘내일이 없다’라는 말을 두 가지로 해석해본다면


1. 내일은 없으므로 목표 없이 마구 살자

2.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이므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정도가 될 것이고 1번이 ‘에라, 모르겠다’에 해당되는 ‘내일은 없다’ 일 것이다.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이라면 누구나 내가 진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내가 진짜 먹고 싶은 것을 먹는 등,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을까?

버킷리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 대부분 이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내일에 대한 염려와 걱정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인생을 살아가는데 확실히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염려와 걱정으로 자신의 열정을 맘껏 발현하며 살지 못하고 있다면 진실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이제 내일은 그만 생각하고 한 번쯤은 바다로 뛰어들어 보라고 외치고 싶다.


세월이 흘러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 인생 몇 조각 안에 분명 2017년 1월 1일 그 바다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아무 계획도 없이~

가장 설레는 나의 2017년이 시작되었다.


<에필로그>


바닷속에 5분 정도 머문 후 해변에 바닷물을 깔고 앉아서 복받치는 눈물을 엉엉 소리 내어 쏟아내었다.


복잡 다양 미묘한 그 감정을 혹자는 해방감이라고도 표현하고 누군가는 아무 계획도 없는 2017년 그 막연함에 대한 감정표출 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바다에서 돌아온 이후 너무나 건강하고 활기차게 1월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고로 감정의 정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어난 그 일이 현재의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는가의 대한 여부가 아닐까 한다.


지금의 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