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자 이조영 Feb 11. 2023

부평 부성교회 동계 수련회 세미나, 다녀왔어요~!

대학부

9시에 부평역에서 사역팀 분들을 만나기로 해 나갔더니 한 분이 길을 헤매셨다. 부평역이 워낙 넓고 나오는 길도 좀 복잡해서 초행길은 어렵다.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가는데 차가 막힌다. 10시부터 시작인데 도착 시간이 50분이다.

더 난감했던 건 목사님의 전화를 받고서였다.


"오늘 중고등부 아니고 대학부예요."


이런!

시작하기도 전에 꼬이기 시작한다.

대학부 세션을 대략적으로만 준비하고 맞춰보질 않아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전에 몇 번을 확인하고 기획서와 ppt를 보내도 이런 돌발상황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준비한 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먼저 도착한 봄햇살 코치님에게 ppt와 준비물 확인을 부탁드렸다.



부성교회는 생긴 지 50년이 된 역사 있는 곳이다. 1층을 카페로 꾸며 구청에서 강좌도 지원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공간이 아담하고 예뻐서 모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요즘은 교회에서도 카페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 소통 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첫 번째 세션은 '말 전달하기'



양쪽 끝에 있는 사람들이 귓속말로 옆사람에게 전달했을 때 전달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내가 평소에 듣는 습관이 어떤지 알아보고, 또 말을 전달할 때 내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왜곡되게 전달하는 말 때문에 오해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불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씩 어떤 경험이었는지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

말과 전달의 힘에 대해 느끼고 깨달은 점을 나누며 처음보다는 분위기가 한결 편해졌다.


두 번째 세션, '내가 듣고 싶은 한마디'


이제 주 세션이다.

앞서 한 세션은 분위기를 풀어주고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세션이었다면, 주 세션은 서로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시간이다.

먼저 봄햇살 코치님과 메타포를 통해 무엇을 할 지 예시를 들어주었다. 아침에 늦어서 맞춰 볼 새도 없이 했는데 이전에 줌으로 대략적인 이야기만 짜고, 전날 내가 정리한 내용만 텍스트로 보내줬는데도 예전에 함께 트레이너 훈련하며 맞춰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짬바 무시 못하죠? ㅎㅎ)


세션 설명 후 먼저 도화지에 각자 듣고 싶은 한마디를 쓰고 그림으로 꾸미는 시간을 가졌다. 단숨에 쓰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내가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 한참 생각하는 모습을 보자, 확실히 대학부라 그런지 머릿속에서 필터가 탁탁 걸리는 게 느껴진다.

그만큼 생각이 복잡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청소년 시기가 지났다는 걸 볼 수 있는데, 같은 세션이라도 연령대에 따라 반응이 다른 걸 보면 인간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글만 봐도 각자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다.

이성적인지 감성적인지도 알 수 있고,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도 알 수 있다.

부정적인 게 고민인 친구도 있고, 인정 욕구가 강한 친구도 있다.

한참 고민하고 꺼낸 말들이라 제 입으로 이거 진심이라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평소에 자기가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조차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그룹으로 나누어서 함께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 세션을 하면 어디를 가든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굉장히 어색하고 거북해한다. 그만큼 들어본 적도 없고 해준 적도 없어서 그렇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표현에 인색하고 얘기할 때도 눈을 맞추지 않는 경향이 짙다. 눈을 맞추고 얘기하는 게 소통의 기본이라는 것조차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감정과 생각을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 기분이나 감정을 물으면 생각을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 감정을 몰라서 표현하는 법을 모르면, 해소하지 못한 상태로 계속 쌓여서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리치유의 기본은 어떤 상황에서 제 감정이 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다음, 그 감정에 따라 말이나 행동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피면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보여서 대처능력도 생긴다.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누군가가 해주기만 해도 울컥하거나 눈물이 나는 건, 어떤 판단이나 해석이 아닌 공감과 위로의 말이기 때문이다. 옳고 좋은 말 백마디보다 한마디의 공감과 위로의 말이 더 힘이 된다.



그룹별 세션이 끝나고 전체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교회 수련회라고 하면 강의 위주였는데 처음 해보는 거라서 좋았고, 말 한마디 쓰는 것뿐인데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는 피드백을 들으니, 이 시간이 헛되지 않아 뿌듯했다.


다시 한번 한 사람, 한 사람 돌아가면서 다 함께 그 말을 해주며 자원감을 높여 주었다. 목사님과 간사님께도 듣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물어 학생들과 함께 그 말을 소리 높여 해주었더니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는 걸 느꼈다.


사람들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게 90%, 내 말을 하는 게 10%라고 한다. 콧대 높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존경하는 오프라 윈프리가 그렇고, 우리나라에서 국민 mc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유재석이 그렇다.

인간관계가 어렵고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의 대다수가 소통이 안 돼서 겪는 고충이다.


맛있는 점심과 티타임



점심은 아우라지 민물 해물탕집에서~.

빠가메기매탕인데 드디어 먹는구나!

남편이 민물을 안 먹어서 먹을 기회가 없다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세미나 끝나면 이런 재미가 있지.


크리스천 이끼 사역팀은 교회, 단체, 학교, 병원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사역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하고 훈련했던 팀이라 부성교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식사 후엔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차 마시며 세미나가 어땠는지 얘기 나누고, 다음 주에 뭘 할지 회의했다.

대상 중 가장 어렵다는 중고등부다. ㅎㅎ

나도 교회에서 고등부 교사를 했었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제일 어렵다.

심리상담 할 때도 청소년 상담은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가기 전에 라포 형성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만큼 마음을 열기가 어렵다. 일단 마음을 열면 순수해서 치유는 더 잘 되는 편이다.


그런데 한 번 가서 세미나하는 걸로 이 아이들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회의 끝에 방법을 찾아냈다!

그건 다음 시간에 포스팅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힐링하게 만드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