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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May 15. 2024

북미 디자인 석사 준비기(1)

척척석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디자인 석사를 준비한 과정과 합격한 내용입니다.

*한국에서 학사를 나와, 해외에서 디자인 석사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열여섯의 나는]

디자인 석사에 대한 꿈은 정말 오래 전으로 거슬러 열여섯 살까지 올라간다. 당시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했던 나는 우연히 읽은 '친절한 뉴욕'이라는 책을 읽고 미국에 있는 3대 디자인 스쿨 (PARSONS, SVA, Pratt)에 매료 되어 꼭 뉴욕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고등학교 3학년에 그렇듯, 눈앞에 있는 시험에 등급을 올리기 급급했고, 그 꿈을 한켠에 놔둔채 서울의 어느 한 대학에 1학년으로 입학했다.


2학년이 되었을 때, 학점교류를 하던 학교의 게시판에서 'School of Visual Art'에서 진행하는 여름 프로그램공고를 보았고, 순간 열여섯 살의 내가 떠올랐다. 2학년 1학기를 마무리 하고, 곧장 휴학을 했다. 계약직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돈을 모으고 토플 공부를 하며 일 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7월 한달 간 지냈던 뉴욕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큰 터닝포인트로 자리잡았고, 대학원 만큼은 꼭 북미에서 다니겠다는 꿈을 심어주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런 사소하고 감정적인 계기로 대학원 준비를 시작했다. 학사를 졸업하고, 바로 준비하진 않았고 첫 회사를 취업했다. 이유는 내가 '디자이너'라는 길이 맞는지, 내가 '디자이너'라고 불릴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당시 나는 미대출신이 아니었고, 오래도록 꿈꾸던 영상감독이란 꿈에 많이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쩌면 UX 디자인도 내게 안맞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안맞는 길을 대학원까지 밟고 나서 아는 것은 큰 리스크라고 판단했고, 물론 유학비용도 없었기에 딱 3년만 실무를 경험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첫 회사에서 어려운 일이 많았고, 동시에 코로나도 시작되면서 생각했던 시간보다는 2년정도 늦게 준비를 시작했다.


[왜 하필 북미였을까?]

서론에 언급한 것처럼 미국에서의 한 달 남짓한 경험이 내게 큰 포인트였던 것은 맞지만, 그 이유만으로 북미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은 영어권 국가에서 시작하자는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 한국어를 곧 잘하지만 융통성이 없는 덕에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 젬병인지라, 영어 이외의 제2외국어를 배우는 건 나에게 큰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디자인으로 유명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은 제외선상으로 두었다. 그렇게 했을 때 남는건 호주,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였다. 우선 호주는 대학이 비교적 많지 않았고,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적다고 판단했으며 워홀로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제외했다. 영국은 대부분의 석사가 1년과정이었는데, 나는 그 나라에서 살면서 적응하려면 최소 2년의 공부를 하고 싶어 제외했다.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오래도록 고민한 나라였는데,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네덜란드는 작가 성향이 강한 나라였고 졸업을 해도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들었다. 그래서 결론은 캐나다와 미국으로 굳혔다. UX 디자이너라면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도 한번쯤 꾸지 않는가. 그 부분도 꽤 한몫했다.


[타지의 이방인]

가장 가고 싶었던 미국은 알면 알수록 천조국의 나라였다. 철저한 자본주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비자 발급도 몹시 까다로웠고 억대에 달하는 학비를 내고도 취업이 안되어서 돌아오는 케이스를 많이 봤다. 마음을 반쯤 접었을 때쯤, STEM 전공에 대해 알게 되었고 UX 디자인 분야가 해당 전공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STEM은 이공계 전공으로, 이 STEM 학위를 갖게 되면 일반적인 대학원 졸업 후 나오는 취업비자보다 2년 더 기회를 갖게 된다. 비자에 대한건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나와있을 테니 여기서는 생략하려고 한다.

반면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학비도 절반이고, 취업비자도 2년 석사의 경우 3년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졸업 후 연봉차이가 미국과 많이 난다는 단점이 있었다.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아낄 것이냐, 투자할 것이냐의 차이였고, 나는 우선 둘 다 열어두고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인 준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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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석사를 준비하시는 분들 커피챗 환영합니다 :) 

yewooon.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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