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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 어른 Dec 02. 2015

상대를 배려하는 관계 속 골든타임

반 12시에 누군지도 모르는 예의없는 카톡 메세지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밤 12시 띠링! 하고카카오톡이 울린다. "교수님 저 내일 병원 들렸다가 가서 좀 늦어요~"

메세지 프로필에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얼굴이다. 아마도 출강하고 있는학교의 학생인듯했다.

내 폰에는 그 학생의 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아서 누구인지 바로 확인이 어려운 상태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관계 속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라는 게 있다.

공적인 일이라면 기왕이면 카카오톡보다는 모두가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일반 문자 메세지가 나을 테고 또 기왕이면 직접 전화를 하는 것이 낫겠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미안함이 든다면 늦어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첨부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마음을 잡아 끌어 내 편으로 만들 때에는 상대의 입장을 얼마나 배려하고 공감하였는가가 절대적인 요소이다. 내입장에서는 지금 이런 방식, 시간, 화법이 괜찮지만 상대의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아침 라디오에서 기준이 모호한 것에 대한 사연을받고 청취자들이 답하여 투표를 하는 내용이 나오던데 내용은 뭐 이런 것들이다. 세탁기는 아침 몇 시부터돌려도 되는가. 피아노는 저녁 몇 시까지 쳐도 되는가. 무한리필조개 집에서 리필은 몇 번 하는 것이 좋은가. 등등이다. 고민해 보고 우리들의 입장을 대입해보자.  

 요즘 우리는 하루에도 수도 없이 울리는 휴대폰의 알람의 노예가 될 지경이다. 단체 창들도 몇 개씩은 되어 알람을 꺼놓기도 한다. 답이 늦으면늦는다고 안달이다. 꼭 답을 들어야 하는데 단체창에서 답이 없는 사람은 개인 메세지를 주어 답을 들어야지상대만 탓하면 안 될 일인데도 말이다.


 단순히 안부의 의미로 보내는 메세지라면 너무 이른 시간이나 너무 늦은 시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대가 직장을다닌다면 출근해서 바쁜 업무를 조금 처리하고 나서 숨을 돌릴만한 오전 10시 이후가 좋겠고, 만약 전업주부라면 아침일을 모두 마치고 차한잔 마실 시간적 여유 뒤에 보내는 안부 메세지에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또한 점심시간이 다가오거나 끝난 직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는방문도 마찬가지이다. 집으로 방문한 시간에 점심시간이 임박해온다면 상대는 식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릿속으로엄청 주사위를 굴리고 있을 게 뻔하다. 혹 상대가 그 시간이 좋다는 사인을 보냈다면 미리 12시 이전에는 일어나겠다는 언지를 주는 것도 좋겠다. 같은 맥락으로저녁식사시간도 피해야 하는 시간이다. 오후 시간의 가장 좋은 안부 메세지 타임은 약간 노곤해지는 3시에서 5시 사이가 된다.


  SNS는어떠한가. 할 일을 전부 끝내고 새벽 1시가 되어서나 잠자리에든다. 허전함에 친구의 카카오스토리를 기웃거리다 큭큭거리며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다음날 친구에게 그 늦은 시간에 댓글을 달았냐며 알람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핀잔을 듣는다. SNS의 시간은 저마다 다르게 흘러간다. 따라서 내가 보는 시간에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단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대가소통을 특히나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기도 한다.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기 위해 알람을설정해놓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기왕이면 상대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좋아요' 버튼 하나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활동 시간 안에 누르는 것이 좋겠다.


 축하의타이밍도 중요한데 사과나 미안함의 타이밍은 그 즉시가 가장 좋지만 축하는 살짝 늦어도 상관없다. 아니면살짝 빠르게. 남들과 다른 타이밍에 축하를 하여 조금 기억에 남게 하는 전략이다. 

 내가 아는 어떤 유명한 CEO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낼때에도 비서에게 꼭 추가 메세지를 남긴다. 남들보다 빠르게 보내서 꼭 잘 보이는 입구에 배치되도록 서두르라는것이다. 12시 땡 하면 축하 메세지를 보내던 열정이야 없어졌다손 치더라도 1분전쯤으로 예약 메세지를 걸어두어 보자. 남들보다 더 빨리 축하하고싶었다는 메세지는 놓치지 말고 말이다    

 

 물론 이 모든 시간의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에티켓과 매너를 구분하는 가장 큰 한가지는상대에 대한 배려이다. 모든 여자가 차문을 열어주는 남자에게 매너가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여자가 부담스럽거나 불편해하는데도 굳이 차문을 열어주는 사람에게 우리는 매너가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나의 매너지수는 상대가 평가한다. 상대적이라는 얘기이다.  



 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을 설득하기 위한 3요소로 60% 의 이토스 (Ethos) 30%의 파토스 (Pathos) 10%의 로고스 ( Logos)가 있다. 이토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엔 믿음과 신뢰가 쌓여야 한다는 것이다. 믿을만한사람인가 아닌가가 결국 내가 상대에게 설득 당하느냐 아니냐를 60%나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엔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파토스의 단계, 그리고상품에 대한 소개나 정보 자체 (로고스)는 10%만 해당한다는 이야기이다. 상대로 하여금 나란 사람에 대한 신뢰는거저 쌓이는 게 아니다. 메세지 하나, 댓글 하나도 상대의시계에 맞춰 보내주는 센스는 결국 관계를 금으로 만드는 골든타임의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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