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몰라도 다 아는 사람들
— 요만치, 손등 밥물, 참기름 휘휘, 그리고 ‘그거 있잖아’ 문화
한국 사람들은 참 신기하다.
말을 다 끝내지 않아도,
이름을 몰라도,
심지어 손으로 허공을 그리기만 해도
서로 척척 알아듣는다.
“그거 있잖아—”
“아, 그거!”
말은 절반인데 뜻은 완전한,
이 묘한 암묵적 소통 문화가 한국 곳곳에 깔려 있다.
그리고 이 감각은 음식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 1. “요만치” — 정확하지 않은 단위의 정확한 맛
이름도 없고, 분량도 모호하고,
숟가락 단위로 환산할 수도 없는데
한국인은 이 단어 하나면 충분하다.
“얼마나 넣어?”
“요만치.”
손가락 두 마디로 공중에 그려 주면
상대방은 놀랍게도 정확한 양을 떠올린다.
집집마다 기준은 달라도
그 집에서 쌓인 ‘우리 집 맛의 데이터’ 때문에
이 단위는 생각보다 정확하다.
■ 2. 밥물은 손등으로 — 세대가 전승한 손의 기준
전기밥솥에 물선이 있어도
엄마들은 마지막에 꼭 손등을 넣는다.
물을 적당히 채운 뒤
손등을 넣어 살짝 덮을 듯 말 듯 올라오는 높이,
그게 바로 그 집의 완벽한 밥맛을 만든다.
계절, 쌀의 수분, 온도, 밥솥 종류가 달라도
손등 위의 그 요만치는 늘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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