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관계가 주는 힘

독서모임

by 윤신선

부동산 투자에 헌신하던 시기에는 다른 곳에 시간을 들일 여유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던 친구들과의 만남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때는 정신없이 바빠서 외롭다고 느낄 틈도 없었다.

문제는 투자 공부를 잠시 멈추고 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혼자 있는 걸 워낙 좋아했지만, 그 선을 훌쩍 넘어설 만큼 시간이 갑자기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
그렇다고 누군가를 불러 만나기에도, 그동안 혼자 지낸 습관이 몸에 배어 어색해져 버린 상황이었다.

결국 인정하게 되었다.

인간의 고유한 감정인 외로움과 고독은, 피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나란히 걸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그쯤에서 내 마음가짐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하던 나는 예전에는 자주 보는 사람과만 편했다.
하지만 이제는 간헐적으로 가볍게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계들을 조금씩 늘려 보기로 했다.


그중 하나가 독서모임이다.
벌써 1년을 참여한 독서모임인데,

한 달에 두 번, 격주로 한 권의 책을 읽고 대화하는 모임인데 예전에는 온라인 줌으로만 참여하다가 오랜만에 오프라인 모임에 나갔다.

줌으로 할 때는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자연스레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게 되고 생각의 결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말 오전 10시에 독서모임에 나올 정도면 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삶에 대한 애정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는 내게 늘 큰 울림이 된다.

고민을 털어놓으면 리더분이 코멘트를 해주고, 직접 경험해 본 사람들이 몇 마디씩 더 얹어준다.
그러면 나에게 크게만 느껴졌던 문제가 조금은 작아지고,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긴다.
새로운 책을 추천받는 건 덤이다.


이번 달 독서모임의 책은 《위대한 12주》.
연간 계획 대신 12주 단위로 데드라인을 주어 목표를 세우라는 내용인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에 아주 잘 어울리는 책이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마음의 리듬을 조정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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