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가득 찬 하늘 앞에 내 고민은 작아졌다
(사진 출처: unsplash-Greg Jeanneau)
나는 지난달 공기업에 취직하면서 서울 생활과 작별해야 했다.
우리나라 많은 공기업들이 지방 이전 중인데 내가 취직한 회사 역시 몇 년 전에 지방 이전을 완료한 상태였다.
내가 이사한 동네는 길에 가로등이 없고 밤에는 개구리 우는 소리가 들리는 동네였다
주변에 편의점은 고사하고 부대시설이나 가게가 하나도 없고 논밭과 수로만 펼쳐져 있다.
서울에서는 밤에 생각나면 맥주 마시러 나가던 내가 적응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술 생각이 나도 참아야 했고 생필품이 떨어져도 당장은 버텨야 했다.
그렇게 불편한 시골생활에 직장 상사들의 스트레스도 심하던 차였다.
밤에 나는 간단한 철봉을 하러 밖을 나왔을 때, 밤하늘에 그렇게 별이 많은 걸 본 적이 없었다.
시골생활의 불만이 가득 차고, 우리 동네는 언제 편의점이 들어오냐고 툴툴대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던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한참이나 밤하늘을 구경했다.
그렇게 별을 구경하다 보니 내가 처했던 상황들이 참 보잘것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부서 부장님이나 팀장님이 싫어하는 스타일을 나는 참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팀장님이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시면 어쩌지..
부장님이 또 나보고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
하지만 몇십 광년을 거쳐 지구에 도착한 별빛을 보면서 그런 고민들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고민했던, 다른 사람의 나에 대한 시선들이 별들의 시간 앞에서는 작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다른 사람 비위 맞추는 데 온 신경을 세우는 것보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나 스스로 떳떳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거나 상처 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회사 생활하면서 힘든 순간이 계속 찾아와도 오늘 봤던 별 풍경을 잊지 말아야지.
p.s.
별 사진 찍고 싶었는데, 아이폰 카메라에서는 검은 하늘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unsplash에서 배경을 찾은 것이지, 커버 사진은 제가 찍은 게 아니라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