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고독에 부치는 헌사
푸른 밤
밤하늘은 짙은 푸른색이 어울렸다
옅은 노랑빛 물든 별들이 하늘 저편으로 흐르고
골목 끝의 검은 그림자 드리는 집들 사이로
아직 끄지 않은 등들이 붉은빛을 뿌리고 있다
그림은 뒤에서 앞으로 달려 나오고
가스등으로 빛나는 카페테라스는 대낮 같은
환한 빛이 따스하고 자유롭다
일렬로 앉은 사람들 사이로 흰 복색의 키 큰 사내가
우뚝 서있다 최후의 만찬인가
목재로 만든 데크와 그 위에 가지런히 놓인 테이블과 의자
그 주위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불빛을 찾는 나방들
초록의 나무가 그림자 없이 드리우고
바닥의 돌들은 불안한 안정감 속에 박혀있었다
고요를 깨는 한 가지
검은 옷의 사내가 테라스를 피해 카페 안으로 은밀히 들어선다
이 평화의 밤에 배신이 일어날까
카페 앞 불 켜진 건물 일층은 말없이 모여드는 이웃들을 바라본다
아 나의 푸른 밤
기억 속의 그 밤, 그날, 그 사람들
푸른 밤 그리움 속의 장면은 그림이 아니었다
아프고 아련한 내 젊음이었다
그의 고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