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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되어

by 최용훈

먼지처럼


나는

먼 별에서 흩어진 먼지

길고 깊은 우주의 공허를 날아

비에 섞여 우연히 땅에 내려앉은

젖은 먼지

형체조차 없이 녹아내린

보이지 않는 입자

검은 불꽃에 그을리고

화석이 되어 땅속에 묻힐

피할 수 없는 소멸

별은

광막한 우주의 먼지

호흡처럼 빛을 뿌려도

닿을 수 없는 미세한 점

생명 없는 메마른 대지,

그리하여

가는 빛이 멈추는 그곳에서

둘은 만난다

먼지가 되어

시간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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