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명, 인류의 재앙

플라스틱의 침공

by 최용훈

불의 발명은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불이 사용되기 이전의 인류는 야수에 불과했다. 그들은 야생동물을 사냥해 가공 없이 직접 먹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류가 언제부터 불을 사용했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1923년 중국 베이징의 저우커우텐(周口店)에서 발견된 화석인류의 유적에서는 불에 탄 동물의 뼈와 볍씨 등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20만~70만 년 전에 살았던 이 직립원인들이 불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류학에서는 불을 사용한 인류가 육류를 익혀 먹음으로써 턱의 발달이 뇌의 발달로 이어져 동물과 구분되는 지능의 개발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견된 이른바 ‘베이징 원인’은 현생 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으로는 여겨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지혜가 있는 사람)의 등장이 불의 발명과 밀접한 연계를 갖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인간은 수없이 많은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오래전 읽은 소설 속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무엇일까?” 이러저러한 대답들이 나오는 가운데 그 발명품은 ‘바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바퀴의 발명이라는 것은 결국 동력의 발달을 가리킨다.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에 세워진 거대한 스톤헨지들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부근 몇십 킬로 이내에 돌을 구할 수 없었던 환경으로 미루어 그 돌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동해 왔을 것이고, 그것들을 운반하는 수단은 바퀴가 달린 거대한 수레였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발명은 때때로 그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은 “인류의 역사는 핵의 발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라고 말한다. 그의 위대한 발견은 핵폭탄이라는 치명적인 무기의 발명으로 이어져, 이미 인류의 전쟁에 사용되었다. 그 무한한 에너지의 생성에도 불구하고 핵의 위협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덧붙인다. ”나는 3차 대전에서는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4차 대전에서 사용될 무기는 자명하다. 그것은 돌이다. “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라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현대의 거의 모든 신제품에 사용되어왔다. 반도체 소자, LCD와 고성능 전지. 기능성 섬유 등에는 모두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세 차례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류의 삶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이루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현시점이지만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인 플라스틱은 이미 전 세기에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신비의 소재이기도 하였다.


플라스틱은 열 또는 압력에 의하여 형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기물 기반 고분자 물질 및 그 혼합물을 이르는 용어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널리 사용하는 필름, 합성섬유, 병, 튜브, 장난감에서 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플라스틱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plastikos와 라틴어의 plasticus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성형할 수 있는, 거푸집으로 조형이 가능한'이라는 의미이다. 합성수지(resin)라는 용어와 흔히 혼용되어 사용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1907년 벨기에 태생의 미국인 리오 베이클랜드(Leo Baekeland, 1863~1944)는 베이크라이트(Bakelite)라는 물질을 발견하여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로써 단단하고, 가벼우며 가공이 쉬운 재료를 저렴하게 생산하여 플라스틱 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이것은 금속, 석재, 나무, 가죽, 유리 등의 고전적인 재료들을 빠르게 대체하였다.


이후 플라스틱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플라스틱 폴리에틸렌(PE)은 포장용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선의 피복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1937년에는 미국 듀퐁사에 의해 합성섬유 나일론이 개발되었다.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질긴 기적의 실’ 나일론은 여성의 스타킹뿐 아니라 낙하산, 텐트, 어망과 로프 등을 제조하는데 널리 사용되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심지어 인공피부나 연골 등 인공장기 역시 플라스틱으로 개발되고 있다. 수백 도의 온도에도 견디는 플라스틱도 만들어지고 일본의 혼다 사는 이를 이용해 경주용 자동차 엔진도 개발했다. (화학 산책, 과학창의재단, 진병두)


오늘날 플라스틱의 시대에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발명품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으며, 불에 태우면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여 환경을 오염시킨다. 최근의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택배나 배달 음식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용기 사용이 크게 늘어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폐플라스틱의 활용률은 실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물 찌꺼기 등 이물질이 붙은 플라스틱 용기들은 태워서 연료로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흙이나 바닷물에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자연소재로 만든 ‘바이오 베이스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플라스틱을 먹는 효소 페타제(PETase)와 결합해 쓰레기 처리 속도를 최대 6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효소(메타제)를 찾아내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영국의 한 대학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2040년까지 약 1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땅과 바다에 버려지게 될것으로 추정했다. 이것은 평평한 표면에 깔아놓을 경우 영국 면적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사실 플라스틱의 분해 시간을 고려할 때 인류는 플라스틱 발명 초기에 사용한 쓰레기들과 아직도 함께 살고 있는 상황이다. 잘 알려진 대로 플라스틱 폐기물들은 해양과 육지의 생물자원을 오염시켜 생태계를 교란하고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인간을 포함한 생물 내에 농축되어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러나 그 폐해 또한 인류와 인류의 삶터인 지구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인류의 지식은 자연의 도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지진이나 해일, 태풍이나 기후의 변화는 모두 막을 수 없는 인류의 재앙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의 침공으로 온 인류가 일상의 삶을 잃고 있는 오늘에도 인류는 그들의 행태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해 절실히 깨닫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 영화 ‘해프닝’(Happening) 속의 과학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희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욕 타임스의 기사 들어봤니? 명백히 꿀벌들이 곳곳에서 사라지고 있지. 수십만 마리들이 말이야. 사체도, 사인도 없고, 그냥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어. 우리는 우리의 이해를 벗어난 힘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거야.”

아인슈타인은 말한다. "벌이 지구 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단지 4일 밖에는 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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