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의 이야기 Day1

자가격리 스타트

by 올라켈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꿈을 꾸었다.

철사 스틱으로 코를 깊이 쑤셨고,

양성이라고 했다.


꿈에서 내 코를 쑤신 철사 스틱은 바로 이 빨대를 세척하는 솔과 흡사한 생김새였다. 이걸로 코를 쑤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런 꿈을 꾼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 이건 꿈이었다.


눈을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부서 인턴한테 카톡이 왔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밀접접촉자이니 혹시 몰라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신속항원검사는 이번이 두 번째이다. 전에 내 앞자리 직원이 확진되었을 때 처음 받았고 그때는 음성이었다. 그땐 코 한쪽만 찌르고 검사 끝이었는데 이번엔 검사 방법이 아주 달랐다.


이번에 간 병원은 의사 선생님께서 직접 검사를 하셨는데, 나한테 의자에 앉으라고 하시더니 갑자기 내 다음 차례 분한테 검사 방법 안내 차원에서 내가 검사받는 것을 지켜보라고 하셨다. 좀 당황스러웠다.


증상이 있냐고 하셔서, 증상은 없고 밀접접촉자라 왔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검사를 하시는데 아 하라고 하시더니 목을 엄청 깊이 오래 쑤시셨고 그다음 코도 한쪽씩 엄청 깊이 오래 쑤시셨다. 이 모든 과정은 내 다음분한테 설명을 하시면서 이루어졌다. 여기서 오래라는 것은 다른 곳에서 검사받았을 때는 쏙 넣고 뺐는데 여기는 쏘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옥 이 정도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나랑 나 다음 사람 둘 다 양성이라고 시더니 병원 문밖에 나가서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갔더니 곧 다시 부르셨다.


진료실로 라고 하시더니

책상에 키트 여러 개가 놓여 있는데

그중에 두줄 그어진 것 중 하나를 가리키면서

"이게 학생 거예요"라고 하셨다.

참고로 나는 올해 32살이다.

그러시더니 언제부터 증상이 있었냐고 물으신다. 난 또다시 증상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 내가 미열이 있다고 하시면서, 체온계로는 안 나올 수 있는데 본인이 만져보면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이 부분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약을 처방해주시고 주사를 맞고 가라고 하셨다.

난 전에 다른 병원에서 검사받았을 때 확진된 사람들 주사 맞고 그런 거 없이 약 처방전만 받고 나갔던 게 생각나서 주사는 맞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백신 2차까지만 맞았으면 증상이 세게 올 거라고 주사 맞는 게 나을 거라고 하셨다. 근데 주사 맞고 안 맞고 선택은 자유라고 하셨다.


주사는 맞지 않고 수납을 했다. 6,300원이었다. 전에는 5,000원이었는데 여긴 더 비쌌다.


약국에서 약은 무료로 처방해주었다.

코로나 약이 아닌 감기약이라고 하셨다.


이틀 전에 자가검진 키트를 했을 땐 음성이었다. 오늘 검사받고 나서 혹시나 해서 자가검진 키트를 또 해봤는데 이번에도 음성이다.


증상도 없고 자가검진키트는 음성으로 뜨니 양성 판정받은 게 믿기지가 않고 잘못 나온 게 아닌가 혹시 다른 사람의 키트와 바뀐 게 아닐까 이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하지만 팩트는 내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난 매일 꿈을 다이나믹하게 꿔서 꿈에 큰 의미를 안 두려고 하는데, 오늘은 이 현실이 되어 예지몽을 꾼 건가 싶고 굉장히 혼란스럽다.


그리고 오전 11시 30분경에 성 판정을 받았는데 지금 자정을 향해가는 이 시간까지도 증상은 없다. 그래서 약도 먹지 않았다.


나는 안 걸릴 줄 알았는데, 나도 걸렸다.

이렇게 나의 자가격리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