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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May 27. 2021

작은 재능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른 생각도 행동이 없이는 머릿속에만 머물게 된다.

어제 통장에 인세가 입금되었다. 통장에는 입금과 출금 두 가지가 있다. 사람들은 출금보다 입금을 더 좋아한다. 사실 우리는 입금을 늘리기 위해서 수많은 투자 공부와 자신의 노동력과 시간을 투자한다. 그리고 출금을 최소화하려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약을 하기도 한다.

사실 나도 입금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투자를 통해서 월세, 배당금, 이자 등을 목적으로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기부라는 것은 정말 여유 있는 사람들의 사치 정도로 여겼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당장 다음 달을 걱정해야 하던 시절에 누군가를 위해 작은 돈을 기부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남을 돕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사람들을 책과 텔레비전에 접하면서 가슴속에 작은 소망이 생겼다. 너무 많은 금액이 아니더라도, 내가 엄청난 부자가 아니어도 나누는 기쁨을 행동을 옮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3년 전 유니세프에 정기기부를 시작으로 그 실천이 시작되었다. 고정 출금 항목 하나가 늘었지만 큰 금액도 아니었고 나의 생활에 큰 지장이나 변화가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월말 자산 결산을 할 때 출금 항목을 보면서도 핸드폰 요금 빠져나가는 것처럼 아무런 불편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사실 아내에게 상의하고 기부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편물이 날아왔고 거기에는 후원자님이라는 이름으로 기부금이 어떻게 해외아동들에게 사용되는지 나와 있었다.

아내는 기부를 하냐고 물어봤고 나는 죄지은 것도 아닌데 고개를 떨구며 맞다고 대답했다. 다행히도 얼마를 기부하는지?, 왜? 상의가 없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사실 나와 아내는 짠돌이다. 지금도 피자 하나를 시켜먹어도 싼 것을 찾고, 아이 옷도 남들 옷을 받아서 입힌다. 하물려 남들이 버린 어린이 도서를 주서와서 읽히기도 한다.

다문화 가정이고 문화적 차이로 많은 갈등을 겪고 있지만 소비에 대한 관점은 상당히 닮아있다.

그렇기에 아내가 기부에 대해서 불편하게 생각했다면 나도 할말은 없었을 것이다.

다행이 남편을 존중해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이런 기부는 작지만 딸에게도 영향력을 주었다. 딸은 파란색 배경에 아동들의 활동 모습이 있는 우편물에 관심을 보였다. 나는 딸에게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는 크기는 중요하지 않고 마음과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말해주면서 나중에 아빠랑 같이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노력하자고 말해주었다. 물론 의미를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정기적으로 오는 후원자 보고서 그림을 보면서 조금씩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는 것만 같았다.


어떤 사람들은 기부단체를 의심하기도 하고 불편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그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내 마음이 중요하고 그들을 믿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에 딸에게 절약과 투자를 알려주는 것보다 돈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돈이라는 것은 무조건 많다고 행복해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돈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시각과 그릇 크기와 가치를 정한다. 물론 너무 없으면 비참함을 느끼고 잠재력을 발휘에 많은 장애물로 작용하는 것은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아빠의 이런 마음을 딸이 이해하고 나중에 어른이 돼서 겉으로 사람들이 사람을 평가하고 생각하든 그런 시선을 떠나서 진정 가슴이 따뜻하고 남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지파운데이션

이런 남의 시선을 말하는 이유는 사실 나는 따뜻한 인상을 가지지 못했다. 유머감각도 없고, 말수도 적으며, 항상 진지하다. 한마디로 재미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겉보기에 어쩌면 정말 별거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물론 호감 가는 인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가끔 부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겉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그 사람의 내면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저 편견에서 조금 자유로움을 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의 평가하는 시선보다 스스로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노력하면 그보다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저서 보잘것없는 사람의 첫 인세를 지파운데이션 보육원 아동 돕기로 기부를 하였다. 물론 기부는 책 출간 전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다. 판매량이 생각보다 너무 저조해서 잠시 내가 책을 출간을 위해서 240만 원 출금된 금액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계획했던 대로 50%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다문화 가정 기부를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과거를 떠올리니 보육원 아이들을 돕는 일도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적은 금액이지만 그들에게 책 한 권, 반찬에 조미료 하나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먼 미래에 버킷리스트에 있는 장학재단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나의 그릇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아마도 이런 작은 발걸음이 나를 길로 안내 줄 거라고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나중에 나중에 더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하는 생각은 결국 그 일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된다. 미래 상황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흘러가기 힘들기 때문에 나중에라고 말하기보다 지금 어떻게 하면 작은 것이라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원하는 것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


왠지 오늘은 날씨는 흐리지만 하늘이 맑은 것처럼 느껴지는 밝은  느낌이 든다.

 

지파운데이션 보육원 아동돕기는 책 <보잘것없는사람> 인세로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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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goo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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