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연구하다
처음 인물 전체를 그릴 때가 생각났다. 먼저 드로잉북 전체를 사용할 거라는 말, 그리고 위치와 구도를 잡는 법 들... 그때의 기준으로 화면에 선을 그어 보았다.
먼저 그림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한다. 나눌 것을 염두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하자.
이때 나는 그림자라고 생각했다. 그림자는 특정한 조건이 맞지 않는 한, 공간이 없는 통으로 된 모습이다. 그래서 인물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덩어리의 구체화가 아니라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나왔었다. 오늘은 그때를 생각하며 그림자라고 생각하고 위치와 구도를 잡아봤다. 1차로 붉은 선으로 덩어리 즉 그림자를 그렸다.
두 번째는 그림을 크게 두 가지 혹은 세 가지로 나눈다. '눈사람과 아이'는 바탕에 있는 하얀 화면과 눈사람과 아이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눴다. 두 번째 그림은 울타리와 새로 나눴다. 그렇게 나눈 다음 구체적이기보다는 처음 그렸던 그림자를 쪼개는 작업을 했다. 이때 세밀함은 잠시 접어두자.
세 번째는 그려둔 두 가지를 바탕으로 이것을 무시하지 않고, 그 위에 그리는 것이다. 사실 내가 그린 것이 크로키는 아니다. 그냥 크로키라는 그림 장르처럼 레이어를 각각 나누기보다는 하나의 레이어 속에 쓱싹 포인트만 잡아 최대한 빠른 속도로 그렸을 뿐이다. 보이는 선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곳, 선명한 곳, 큰 특징 등을 찾아서 옮겨 보았다.
네 번째는 보이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
나의 그림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겠지만, 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과 '어차피 못 그리기에 포기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같지 않아도 같아지려고 노력하기, 그것이 오늘 연습의 방향이었다. 이번 순차에서 중요한 것은 제일 앞 그러니까 먼저 보이는 것과 다음 순서, 그리고 그 뒤 이 순서를 관찰하면서 여기에 맞게 제일 뒷쪽부터 순서대로 그리기다. 얼굴은 에전에도 말했듯 그리기 싫고, 잘 모른다. 그러나 오늘은 그냥 보이는 것을 먼저 그것을 표현한다는 느낌으로 비슷하든 그렇지 않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마음껏 그렸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있는 그대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 연습에서 그나마 나를 만족시킨 것은 배운 대로 하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에전에는 '어차피 못 그릴 거 내 맘대로 그리자'였다면 '오늘은 못 그려도 된다'가나와 한 약속이었고, 괜찮다는 자기 암시였다. 가능한 보이는 대로 그대로 그려보자가 되었기에 오늘은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연습 결과에 만족한다.
강제성이 없는 연습은 꾸준히 하기 어렵다. 그러나 노력조차 안 한다면 연습은 절대 할 수 없는 것! 나는 오늘도 새로운 연습을 시도한다. 언젠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그릴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나를 응원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