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229
1. 수집: 1870년에 태어난 에두아르트 푹스(Eduard Fuchs)는 슈트르가르트의 한 인쇄소에서 경리직원으로 일하다가 1887년경 사회민주당의 바이에른 지방 기관지 <뮌헨 포스트>의 기자로 발탁되어, 그곳에서 풍자잡지 <남부 독일 포스틸론> 간행에 참여했다. 그는 여기서 정치적 풍자를 전문으로 하는 잡지 편집인이 되었다. <풍속의 역사> 저자인 그의 관심은 서구의 성풍속에 관한 미술품 수집가이자 풍자화 연구자였다. 그가 수집한 수많은 외설적이고 에로틱한 도판들은 나치시대에는 금서목록이었다. 우리들은 대부분 수집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우표수집이든 취미로 무언가를 수집하지만 어떤 물건들이 역사적인 가치를 가질지에 대한 확신은 저마다 다르다. “수집가는 원래 학자가 아니었지만 수집활동으로 얻은 박식함과 전문성으로 역사가가 될 수 있다”고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수집가와 역사가로서의 푹스>에서 말한다. 또한 벤야민은 <공부법>에서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이야기한다. “그는 그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문헌들을 대했고 수집했으며 정리하는 일을 즐겼고, 언제나 그 자신의 방법으로 기존의 학문적 체계나 방법론에 대항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일체의 권위와 지식 권력에 맞서 “모든 사물 속에 들어 있는 어떤 최고의 생(生)”을 발견하는 것을 공부의 목표로 삼았다.”(210~211P) 벤야민의 수집은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일지라도 맥락과 관계를 통해서 새롭게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으로서 기록 작업을 했던 사진가는 많다. 그중 어거스트 잔더(August sander)는 일련의 독일인의 초상들을 기획 작업하였다. 그는 자신의 개념의 광대한 다큐멘타리의 기록의 프로젝트를 위하여 모든 계층과 직업들의 사회적 유형들을 촬영했다. 그가 만들려고 시도한 "자연 그대로의 포츄레이트는 그들 자신의 개성에 일치하는 환경 안에서 주제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작업에 대해, 토마스 만Thomas Mann은 1929년에 이렇게 적고 있다: "꾸미지 않고 훌륭하게 묘사한 이 사진들은 인간 유형을 계층 구조로 보여주고, 직업을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관상학의 애호자,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발견이다" "20세기의 사람들"이라 불리 우는 잔더의 기념비적인 시리즈는 “독일인의 땅, 독일인의 사람들”이란 다섯권의 책으로 출판되었고, 1930년에 나찌에 의해서 금지되어졌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무려 500여권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그의 공부법은 가히 놀랍기도 하고, 그만의 수집과 분류가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수집에 열광한다. 무언가에 대한 애착이기도 하고, 집착이기도 할지 모르나, 자신만의 수집목록을 가지고 있다. 거창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지 못하더라도 수집에는 즐거움이 있다. 박균호의 <수집의 즐거움>에는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 뉴욕 메츠의 광팬, 만년필 수집가 등 다양한 콜렉터들을 소개한다. 더 나아가서 이병철의 <수집가의 철학>에서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수집가의 몫이고, 수집가의 안목은 역사가 된다는 것이고, 따라서 수집가는 나름 철학을 가져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 분류하고, 지식을 어떻게 경영하는지 정민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의 책, 2강에서는 정보를 조직하는 것에 대해 설명한다. 목차를 세우고 체재를 선정하고, 좋은 것을 가려 뽑고 검토하며, 모으고 나누고 분류하여 모으라고 한다. 단지 모아진 것이 분류되지 않는다면 골방에 처박아둔 쓰레기에 불과할 것이다.
1955년 뉴욕 현대 미술관 설립 25주년 기념사업으로 에드워드 스타이겐(Edward Steichen)은 대형 사진전을 기획했다. 전세계 68개국에서 273명의 사진가들이 찍은 503점의 사진을 전시하였고, 전세계 85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도 하였다. 인류는 하나!’라는 이 전시는 인간의 생명존엄과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하였다. 전세계의 사진가의 사진을 모은것도 대단하지만, 전시 기획과 구성은 치밀했다. 스타이겐이 기획을 맡고, 건축가 폴 루돌프가 전시장을 설계하였고, 40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의 서시를 시인 칼 샌드버그가 담당했다.
위대한 사진가란 사진을 기술적으로 잘 찍는 이들이 아니라 자기들이 처한 당대의 역사적 좌표를 사진적으로 자각하고 확인해 나간 이들을 말한다. 이런 점에서 위대한 사진가들의 사진은 단순한 표현행위가 아니라 자기 시대의 발언이요 대변인 것이다. 사진의 역사의 계승과 발전은 시대적인 자각을 한 사진가들에 의해 이어지는 시대의식의 전개라고 하겠다. 이러한 시대의식은 사진가들의 성향에 따라 논리적, 이성적인 경우가 있고 직관적인 통찰력에 의한 경우도 있다. 시대의식을 지적으로 자각한 사진가들은 논리적으로 자기 시대의 사진적인 주장을 외쳤고, 직관적으로 통찰한 사진가들은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를 구현하고자 했다.
2. 분류: 정부주도로 기획한 것이지만, 많은 사진가들이 작업하고 기록한 프로젝트로 FSA(Farm Security Administration)가 있었다. 경제학자 로이 스트라이커(Roy E. Stryker)가 지휘아래 많은 사진가들이 고용되어 27만2000점의 사진들을 남겼다. 당시 세계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한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어려운 현실을 기록하고, 역사적 자료수집의 기초를 만드는 것과 국민의 여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며 계명할 자료를 준비하고자 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많은 사진가들 중 가장 두드러지는 두 명의 작가로 워커 에반스(Walker Evans)와 도로시 랭(Dorothea Lange)을 꼽을 수 있다. 여류 사진가였던 랭의 사진은 농민이나 근로자들의 얼굴을 통해 그들의 고통과 애환을 드러냈다면, 이에 반해 에반스의 사진은 무표정하고 차가운 모습과, 가옥과 평온한 풍경, 농가의 쓸쓸한 대상들을 가감없이 냉담한 시선으로 보여주었다. 에반스의 사진 작업이 더욱 알려진 것은 퓰리처상 수상자인 제임스 에이지와 함께 만든 <이제 유명인을 찬양하자(Let us Now Praise Famous Men)>(1941)라는 글과의 만남이었다. 1936년 대공황시기 소작농 세가족의 후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이후 <그리고 그들 이후의 자손(And Their Children After Them)>(1989)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소작농 세가족의 후손이 128명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의 정보를 분류하고 다량의 시각적인 증거들을 분석한다. 그 분석을 위한 기초적인 모델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첫번째 단계]
전체로서 그 자료를 관찰한다, 모든 그것의 부대적 의미들과 미묘함을 "경청하고" 보고, 관련되고 대비하는 패턴들을 발견한다.
당신의 느낌과 인상을 신뢰해라, 그러나 또한 반드시 그것들이 그 데이터의 어떤 부분에 대응하여 있는지를 포함하여, 그것들을 신중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
그 데이터가 당신의 마음에 전해지는 모든 질문들을 적어둔다: 이것은 종종 더 디테일한 분석에 대해 중요한 방향을 제공할 것이다.
문화적인 드라마의 진술로서 사진들(또는 필름, 등)에 반응하고 관찰한다, 그리고 이 특징 묘사가 당신의 리서치의 나머지를 판단하는 것에서 그릇이 될 수 있는 문맥을 형성하게 한다.
[두번째 단계]
당신이 그 일반적인 내용을 완전하게 알 수 있게 증거를 목록을 만들거나 기록해라.
이것을 당신의 리서치의 문맥에서의 목록 이외에 숫자상의 내용에 대한 단지 목록으로 만들지 마라.
당신은 무엇을 발견하려고 하는가? 당신의 리서치 목표를 반영하고 돕는 카테고리들에 당신의 목록을 디자인해라.
[세번째 단계]
체계화된 분석.
특정한 정보의 필요성에 당신의 주의를 돌리는 특정한 질문들과 함께 증거를 검토한다.
당신이 차이를 판단하고, 여론을 조사하고, 움직임을 비교하는 것은 여기에 있다.
그 정보는 종종 특성에서 통계적이고 그래프 위에서 나타낼 수 있고, 테이블에 목록으로 만들고, 컴퓨터에 입력하고, 통계 분석을 받는다.
디테일한 기술은 또한 다른 것과 비교하여 준비를 위해 한 상황을 요약하는 이 단계에서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네번째 단계]
완벽한 필드 기록으로 돌아오는 것에 의한 디테일들의 의미와 함축들을 위해 조사하라.
당신이 그들의 쓸데없는 이야기의 의미를 규정짓는 더 완전한 문맥에 놓일 수 있을 수는 것에서 몰두하고 있었던 그 디테일들을 위해 열린 방법에서 그 데이터에 반응하려고 다시 노력한다.
문맥을 복구하고, 사진을 레이아웃하고, 완전히 필름을 본다, 그리고 그 다음 충분한 문맥을 위한 이 최종적인 노출에 의해 영향을 주게 되는 것에 따라 당신의 결론을 쓴다. (VISUAL ANTHROPOLOGY-Analysis of Still and Moving Images)
한 지역이 아니라 넓은 지역의 다큐멘터리 작업을 할 때, 한 사람이 기록하는 작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함께 공동으로 작업을 함으로써 시간을 단축시킬수 있다. 방대한 아카이브의 기록을 하기 위해서 충분한 조사를 거쳐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고, 그것이 집단 작업의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