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25

by 납작콩

유난히도 뜨거웠던 오늘 남편과 아침에 카페에 갔다.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라 흔들거리는 테이블에 앉게 된 남편은 흔들리는 테이블을 내 테이블에 바짝 붙여 고정하고 묵묵히 자기 일을 했다. 그 순간 그동안 너무 당연한 듯이 여겨오던 남편의 행동이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나에 대한 친절과 배려를 나는 너무 당연한 듯 받아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 한가득 미안함이 밀려왔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오늘 나는 오후에 오랜 친구들을 만났다.

평소에 거의 한 몸처럼 몰고 다니던 나의 붕붕이도 없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서 약속장소에 갔다.

토시와 양산 때문인지 친구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가는 동안에 덥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친구들 한 명 한 명이 약속장소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는 웃고 서로를 반겼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그 옆 카페에서, 헤어지는 게 아쉬워 또 찾아간 카페에서, 우리는 그동안에 살아온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때로는 아파했고, 때로는 속상했고, 때로는 기뻐했고, 때로는 감사했고, 때로는 사랑했다.

각자의 삶의 구체적인 내용은 달랐다. 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왔던 감정은 통했다.

감정의 나눔 속에서 나에 대한 앎이 더욱 넓어졌다. 이러한 삶의 순간들이 너무 소중했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햇볕 속 살랑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