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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서 Oct 03. 2019

카카오벤처스와 옐로우독 대표가 말하는 VC 관점과 태도

헤이조이스 WOMEN VC 워크파티 후기 

아침에 출근과 동시에 스타트업 관련 뉴스를 읽을 때마다 '스타트업 OO, ☐☐ 투자사에서 ___억 유치'와 같은 기사에 가장 먼저 시선이 간다. 기사를 읽는 초반에는 스타트업이 얼마를 투자받았는지 숫자 자체에만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투자 기사를 꾸준히 보게 되면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위해 어떤 단계를 거치고 실제 벤처캐피털리스트(VC)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 지 궁금해졌다. 특히 여성 VC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스타트업이 가진 역량을 한층 키워줄 수 있는 VC는 과연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VC의 역할과 VC가 되기 위한 과정이 궁금해질 때쯤, 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VC) 업계에서 남다른 성과와 인사이트로 주목받는 두 분의 강의를 헤이조이스 워크파티에서 들을 수 있었다. 초기 투자에 강한 카카오벤처스 대표 정신아 님과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 대표 제현주 님을 한 자리에서 만나 VC 업계와 투자에 대한 관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번 브런치 글을 통해 강력한 여성 VC 두 분의 목소리를 정리하고 담았다. 




초기 투자 VC란

– 정신아 님 (주)카카오벤처스 대표



정신아 대표님은 현재 카카오벤처스에서 초기 투자에 집중하여 스타트업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세상을 바라볼 때 나 혼자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와 대표를 찾는다. 또한 좋은 VC가 되기 위해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을 찾아 경쟁력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찾을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정신아 대표님은 창업가를 볼 때 3가지의 문제를 먼저 본다. 



1. 모든 시작은 문제 인식에서부터



사람들은 근원적인 것을 해석할 때 각자 해결책을 다르게 생각한다. 여기서 창업가는 '해결책을 바잉할 수 있느냐?' 이 질문에 해결책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의 정의는 타깃 유저가 누구고 어떤 pain point로 풀 건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타깃 유저와 pain point가 일치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 


스타트업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scalability(확장성)이 있어야 한다. seed 투자를 하고 시리즈 A의 갈림길에서 생기는 문제 중 하나는 점점 소비자는 변하고 우리는 한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의 매출은 결과 지표라고 생각하고, 매출은 주장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사용자가 돈을 내고 지갑이 열리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결국, 회사가 문제에 대한 집착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확인한다. 




2. 험난한 여정을 버틸 엄청난 사명감과 동기부여가 있어야 함 





길을 헤매면서도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기업의 Financial projection, SWOT 분석보다 험난한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는 startup인지 알고 싶다. 스타트업의 40% 정도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셀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처음'은 셀링 포인트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셀링 포인트는 다른 팀이 들어왔을 때 아무나 할 수 없는 경쟁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어려움이 와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게 되면 그 회사에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겨내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긴다. 



3. 이 여정을 함께 할 ’TEAM’이 필요


문제와의 적합도/FIt

팀워크의 끈끈함

역량의 밸런싱


내가 얼마큼 과정을 쪼개서 체계화를 시킬 수 있는지 중요하다. 문제와 적합도를 가장 열심히 본다. 팀원이 많고 역량별로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표의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투자자가 창업자로부터 듣고 싶은 스토리의 핵심은 우리는 '이 문제'를 미치도록 풀고 싶고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믿음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런 역량'이 필요한데, 우리 팀은 그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팀이다는 것을 어필하고, 돈만 준다면 '다음과 같이' 우리가 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초기 VC가 되려면?


두 번째 세션에서는 초기 VC가 되기 위해 가지고 있어야 하는 태도와 관점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VC에는 series A, B, C 등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각 단계마다 VC는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한국에는 130개 이상의 투자자가 있는데, 이 중 엔젤 투자자가 가장 많다. VC의 성과는 높은 수익률/IRR이고, 이를 위해선 가장 성공할만한 팀을 10개 이상 만드는 것이다.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카카오벤처스는 High-Level의 투자 전략을 가지고 있다. 


1) IT/SW로 세상은 바뀔 것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자

2) 풀리는 문제에 가장 Fit한 최적의 인재에게 가장 앞단에서 투자하자

3)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선, 돈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돈 +a를 주자 






밸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논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처음에는 사람에 대한 매력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결국은 외로운 대표님을 위해 상담도 해드릴 수 있어야 하고 대표와 많이 맞닥뜨려야 한다. 개인기를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사람이 초기 투자 VC로 적합하다. 


초기 VC는 당신의 스토리에 궁금하고 굉장히 잘 들을 수 있는 리스너가 중요하다. 팀이 성공하기 위해 VC는 대표와 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논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조직/인사 고민 등을 상담해드릴 수 있어야 하고 전략적 방향에 대한 난상토론도 함께 해야 한다. 


중요한 변곡점(inflection point)에서 함께 뛰는 든든한 파트너(co-pilot)가 되어야 한다. C-level 영입 등 팀 빌딩과 대기업에서의 제휴를 위한 사람을 소개해줘야 한다. 또한 전략적 제휴 체결, 해외 진출, VC 추가 투자 유치 등 스타트업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VC는 편하고 돈 잘 버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상은 성공보다 실패의 순간이 많다. VC는 길게 보고 시작해야 하고, 스타트업처럼 끈기 있게 오래 가야 결실을 볼 수 있다. 투자, 밸류업, 엑싯, 펀드 기간의 사이클이 8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일하면서 즐거워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스타트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이 있으면 좋다. 



나를 바로 알기


정신아 대표님은 강의의 마무리로 VC 직무를 선택할 때 나를 바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60세가 되었을 때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지 설정하는 것,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파악해야 한다. 호기심을 풀기 위해 엄청나게 집착해서 파는 정신이 있다면 초기 VC에 맞다.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막고 있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바꿔볼 수 있어야 한다. 왜 나는 이 일이 아니면 안 되는지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여성이라서 결혼, 육아 때문에 못할 이유가 많을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것을 나의 통제 변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남에게 의지하기 시작하면 내가 너무 상처를 받기 때문에 나만의 sustainable circle을 만들면 좋다. 내가 sustainable 하게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여성 창업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팩트 투자의 VC 관점

– 제현주 님 (주)옐로우독 대표



헤이조이스 <일하는 마음> 북토크에서도 큰 영감과 울림을 전달해주셨던 제현주님은 2번째 세션에서 임팩트 투자의 VC 관점VC로 일하는 것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제현주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옐로우독은 임팩트 투자 회사다. 임팩트 투자는 기존의 비즈니스가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적 문제에 혁신적인 방법으로 새롭게 접근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후 변화, 빈부 격차, 소수자 차별, 교육 접근성 등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일컫는다. 사회적이라는 정의는 굉장히 넓고 목적론적인 개념이라는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일종의 투자 전략, 투자 철학인 셈이다. 



투자 스펙트럼 안에서 임팩트 투자 철학이 어느 지점에 존재하느냐, 어떤 식으로 구현하느냐는 회사마다 자산 군의 성격, 목표로 하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임팩트 투자 개념 자체가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새롭게 부상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는 무엇이고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가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 모든 VC의 투자 전략을 고민하는데, 마찬가지로 옐로우독도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멋진 투자회사를 만드는 경험은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임팩트 투자 자체가 생소한 경험이기 때문에 넓은 분야 안에서 실제로 수익률을 시장 수익률 이상을 목표로 하거나, 일반 투자와 똑같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도 있다. 



사회의 렌즈를 통한 투자기회 발굴 


-기존의 비즈니스와 사회 시스템이 해소하지 못한 사회적 필요 발굴

-사회적 필요를 해소할 잠재력을 지닌 기업에 투자

-사회적 필요 해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재무적으로도 빠르게 scale up 

-비즈니스의 scale up을 통해 사회적 가치 또한 빠르게 scale up 


사회적이라는 말이 어떤 면에서 철학적인 순간이 있다. 어떤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계층화의 필요가 생기고 다른 집단의 이해관계에 상충하지 않으면 이것을 사회적 가치라 한다. 사회적 필요가 있는데 기존의 비즈니스에서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소셜 아젠다라고 표현한다.  


옐로우독은 아젠다 중심의 플라스틱, 환경 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정해놓고, 이와 관련된 밸류체인을 정해 놓고 많은 기업을 본다. 임팩트를 확보하면서도 사회적 필요를 해소할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옐로우독이 집중하는 문제들


 

yellowdog.kr


시장 크기가 크기 때문에 쏠림이 되는 건 괜찮다. 하지만 트렌드를 쫓아서 몰려가거나 본인의 백그라운드에 따라 창업 아이템이 몰리는 것은 섹시하지 않다. 변하지 않는 보편 서비스 속에서 거칠고 섹시해 보이지 않지만 변치 않을 것 같은 아이템을 파보는 것도 좋다. 이를 위해 창업자는 사회적 인지, 사회적으로 볼 수 있는 렌즈가 있어야 한다.  




임팩트를 계속해서 일으킬 기업을 찾기 위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유엔에서 합의한 Sustainable development gols인 17가지 목표를 확인한다. SDGs는 임팩트 투자 안에서 보편 기준으로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 옐로우독도 기업의 적합도를 판단할 때 타깃 기업의 비즈니스가 UN SDGs 17개 중 1개 이상과 연결되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 본다. 

Sustainable development gols


적합도 판단 후에는 방법론 검증을 진행한다.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 생산, 유통하는 프로세스 중 일부를 통해 관련 SDG 달성에 기여했는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검토한다. 제품/서비스 측면에서는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관련 SDG 달성에 구체적인 공헌을 하는지를 본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해결하려는 사회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정관 또는 그 밖의 외부에 공개되거나 구속력이 있는 문서에 명시하고 있는지 미션을 확인한다. 


사회적 가치는 불변하는 가치가 아니다. VC가 환경적인 임팩트가 있어서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10년 후면 자연스러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들을 가지고 그 시간에 맞춰서 판단을 해야 한다. 




무엇을 보는가?  


제현주 대표님은 Market, Product, Team을 하나의 선상에 놓고 기업을 바라본다. 마켓에서는 의식주나 적용 영역이 넓은 B2B 같은 보편 서비스인지,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지, megatrend의 방향성과 연결되는지 본다. 


프로덕트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성, 프로덕트의 탁월성, 고객 관계의 질, 고객의 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리텐션 숫자들, 이탈률을 많이 본다. 초기일 경우에는 큰 Pivot이 일어나도 끌고 갈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마지막인 Team을 볼 때는 CEO 탁월성정신적 회복력이 중요하다. CEO는 뚜렷한 한끗이 있어야 한다. 엄청난 끈기든, 엄청난 적극성이든, 머리가 정말 좋든 강력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상처든 위기든 어려움을 딛고 얼마나 빠르게 회복이 되느냐, damage 이후에도 하려고 하는 아이템이 마켓과 핏이 맞느냐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계속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때 Team building을 할 수 있는 역량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CEO의 why 가 뚜렷한 사람을 주목한다. CEO의 why는 창업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이 된다. 어떤 것에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인지 바라본다.  



Venture Capitalist로 일하는 것


긴 호흡 

판단, 그리고 관계 

원칙과 일관성  


VC는 긴 호흡의 일이다. 한 사이클이 도는데 8년 정도가 걸리는 일이다. VC는 판단의 비즈니스다. 대표는 VC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고 VC는 의미 있는 답을 해 드려야 한다. 결국 VC는 투자를 받고 싶은 하우스가 되어야 하고, 개별의 심사역들이 긴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이어야 한다. 당장 단기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것으로 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 창업자와 투자하지 않더라도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는지가 중요하다. 


VC가 성공적으로 되지 않았을 때 나를 탓하지 않을 수 있으려면 내가 어떤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투자를 했는지 그것을 지켜나가고 그것을 했는데도 실패했다면, 원칙을 바꾸면서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원칙 없이 투자를 한다면 무엇을 잘못해서 안된 건지 검증 조차 할 수 없다. 정확하게 명시적으로 어떤 원칙을 가지고 일관된 태도로 투자를 하고 있나 지켜야 한다. 스스로 사회에 무엇이 좋은 투자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투자자와 스타트업 대표는 '결혼하는 사이'와 같다고 표현되듯이 스타트업이 가진 가능성을 확장시켜주기 위해서 한국에는 더 많은 VC가 많아져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VC가 스타트업을 보는 관점, 그리고 스타트업이 명확한 IR을 위해 가져야 하는 원칙과 일관성, 두 측면이 가지는 각각의 why에 궁금증이 풀렸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리고 여전히 국내의 여성 심사역 수는 전체 747명의 심사역 중 57명(2015년 기준), 전체의 7.6%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헤이조이스처럼 실제 VC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을 만날 수 있는 모임과 네트워크 장이 꾸준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2030 여성들이 좁은 문을 뚫고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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