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내가 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거야!!

저녁을 준비하는 평범했던 어느 날

by 효돌이작까야

저녁준비

묵을 썰어내고 조미되지 않은 감태김을 부신다.

소금을 뿌리고 들기름을 휘두른 뒤 깨소금을 뿌린다.


큰 아이가 막내로 인해 불평하는 소리,

형이 닫은 문 앞에서 열어달라는 막내의 울음소리에 꽂혀있다.


가자미 눈이 돼서 안방을 향해있다.

대체 남편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가족들이 모두 귀가하고 나서

가장 분주한 저녁 준비하는 시간에...


우는 막내를 달래고 돌아와 다시 싱크대 앞이다.


무슨 이유에선지 또다시 우는 막내를 달래는데

더 이상은 안 참아져서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아아악!!!!
내가 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거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손이 닿아야 하고,

중재시켜야만 하고,

통제해야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은 없고,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들만 있는 집안.

일거리들만 가득 놓여있는 곳.


누가 집에 오면 마음이 가장 편하다고 했던가..


웃자, 많이 웃자 하고

입꼬리라도 올리고 있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볼근육에 경련이 난다.. 참나. 이 정도인가.


신이 주신 오감들이

날이 선 채로 각자 예민하게 반응하며

저녁상을 차리고 식사한다.

.

.

.


아이들이 잠들고 난 고요하고

평화로운 밤이 찾아오면


그래도 이 삶이 있음이 감사하다고

(거짓말일지언정)

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님이 오신다.


그분과 함께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아서 얼마나 감사해.

힘든데도 책임감 하나로

나가서 열심인 남편 있으니 얼마나 감사해..

엄마의 모난 성격을 견뎌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 소명을 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해.. 하며 감사함을 찾아본다.


매일의 삶은 참 힘들다. 피곤하고..

하지만 살아가는 것 자체가 복이라는 것을 알기에

모양이 어떠하든 그 복을 누리고 있다.


살아있기에,

나라는 사람이 있기에,

이런 감정과 힘듦도 느낄 수 있는 거니까..


삶은 참 위대한 힘을 가진 듯...

수많은 불평에도 불구하고 자고, 일어나게 한다.

그렇게 40년째 살아가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다.


이러한 감사를 계속 누리며

싸움 같은 삶을 살아내리라.


내가 대체 왜 이러고 사냐고!?

이렇게라도 살아가고 있음이 복이니까.

나여야만 이 삶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