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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대 Feb 08. 2019

아모레 아줌마에게 배우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공 공식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공 비법 탐구 (1)

아모레 아줌마(혹은 쥬단학 아줌마)를 기억하시나요? 80년대 생 혹은 그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방 안에 화장품을 잔뜩 담아 와서, 이야기 한보따리와 함께 화장품 보따리를 풀어놓곤 했었습니다. 아모레 아줌마가 오는 날이면, 집 안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함께 모여들어 왁자지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모레 아줌마가 방문하는 집이라는 건 요즘 말로 동네 인싸 인증과도 같았습니다. 제 기억속 아모레 아줌마는 주로 저희 집 보다는 근처 사시던 이모 댁에 놀러갔을 때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교회 핵인싸 권사님(^^)이셨기 때문입니다.


아모레 아줌마는 오늘날의 아모레퍼시픽의 기틀을 닦은 핵심 성공비결이었습니다. (이 기사 링크 참조) 그리고 아직까지도 생각보다 꽤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기사1. 아모레 아줌마 방판 매출 여전히 5천억 / 기사 2. 방판 시장 여전히 3조)


몇년 전,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아모레 아줌마 에피소드가 등장했었지요.


아모레 아줌마 기억나면 옛날사람 인증...(또르르...)  "응답하라 1988" 에도 아모레아줌마 에피소드가 등장했었다






80년대 아모레 아줌마와 인플루언서마케팅은 본질적으로 유사합니다. 많은 광고주와 캠페인을 진행하면 할 수록 이 생각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의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문을 열고, 정(情)을 쌓아야 한다



아모레 아줌마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더라도, 인싸 아줌마네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인플루언서가 좋은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더라도, 팬들의 마음 문이 열리지 않으면 어떤 판매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팬들의 마음 문을 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아모레 아줌마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이 경청했던 것 같습니다. 아모레 아줌마도 그랬습니다. 남편 흉보기, 고부갈등 이야기는 물론, 자식 교육 걱정, 재테크 고민까지 망라하면서 온갖 동네 아줌마들 하소연도 들어주고, 다른 곳에서 들은 재미있는 소식을 전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래 기사와 같은 기사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4659716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예를 들어보면, 더 많이 댓글로 소통하고, 더 자주 스토리를 공유하고,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라방(라이브방송)도 자주 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팬들과 더 강하게 연결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분들과 협업했을 때, 상업적인 효과도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팬들의 마음 문을 잘 열어낸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이죠.








둘째, 콘텐츠에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몇달 전, 한 남자 인플루언서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뽀얀 피부와 매끈한 몸매, 잘 생긴 외모를 갖춘 분인데요. 거기에 성격도 좋고 개그 센스도 뛰어나서 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분입니다. 저희 회사 멤버들도 각별히 애정하는 인플루언서 중 한 분인데요.


이 분이 크림 공동구매를 진행했을 땐 수천 만원 대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건강보조식품을 팔았을 땐 판매가 극히 저조했다고 합니다. 동일한 팬들이 크림은 구매했지만, 건강보조식품은 덜 구매한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다시 7~80년대 아모레 아줌마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모레 아줌마, 쥬단학 아줌마, 야쿠르트 아줌마, 보험 아줌마... 그시절엔 정말 많은 아줌마들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3만 6천명이나 있군요. 기사 참조) 하지만 그 중에 아줌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매출을 시원하게 올리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동네장사였고, 한두 번 사주는 건 가능해도 꾸준하게 사주는 건 아무래도 이웃들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했을 때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情)으로 마음문을 열어제쳤어도, 물건을 팔아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개연성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왜 이 화장품이 좋은지, 저 화장품은 어떤 면에서 좋고 어떤 면에서 한계가 있는지, 아줌마의 건성 피부에 잘 맞을 것 같은 화장품은 어떤 건지, 화장을 어떻게 해야 더 자연스럽게 먹힐 수 있을지, 옆집 누구네 엄마의 화장 비법은 무엇인지 등 말입니다.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데이터블이 내부적으로 수집한 국내 인스타그램 유저 정보 (2019년 2월 현재 총 12,936,009 명으로 확인되는군요)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팔로워 1만명 이상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는 총 14,203명입니다. 3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급 인플루언서도 78명이나 됩니다.


아직 저희 데이터블 내부에서만 사용중인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순위 사이트. 올해 내로 공개할거 같긴 합니다만... :)



자연스럽게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콘텐츠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스타 피드에 올라가는 콘텐츠를 통해 다른 인플루언서와 뭔가 다른 매력을 어필하고, 뭔가 남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소구해야만 팬덤의 크기를 더 크게 확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인플루언서의 크림 공구본인 콘텐츠와 밀접히 연계되어 개연성이 확보된 경우입니다. 하얀 피부의 훈남이 하얀 피부를 자신있게 드러내는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며 팬덤을 가꿔나가다가, 하얀 피부를 만들어주는 크림을 판매한다면? 팬들은 지갑을 기꺼이 엽니다.


반면 건강보조식품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평소에 이 인플루언서의 라이프는 건강보조식품을 챙겨서 복용하지 않아도 될만큼 건강하고 발랄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 왔습니다. 팬들이 이 인플루언서를 정말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인플루언서를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사야 할 만큼의 필요가 명확히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 콘텐츠의 개연성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성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셋째, 한 군데에만 묶이려 하지 않는다. 우리를 더 좋아하게 해야 한다


아모레 아줌마는 이름과 다르게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팔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모레 전속 대리점 라이센스를 받은 경우가 많았지만, 은근 슬쩍 다른 제품을 같이 가져와 팔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화장품이 메인이었지만, 방물장수처럼 이런 저런 약이나 신기한 신상들도 가지고 와서 파시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만든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특정 브랜드나 제품의 전속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매우 극소수의 인플루언서에만 해당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의 브랜드 혹은 전속된 브랜드 없이, 홍보 및 판매 의뢰가 들어온 브랜드, 제품 혹은 서비스를 그때 그때 포스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은 잠시 소속사에 전속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전속에서 풀려나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소속 회사의 과도한 수익 추구로 콘텐츠 톤과 개인 브랜드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소속 회사가 큰 기여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들어오는 협찬 건들에 대한 수익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컨택 포인트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전속 인플루언서인 것처럼 홍보자료에 명기하는 경우도 많더군요. 본인들을 만나 이야기하면 손사래를 치며 한숨을 내쉬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사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전속되지 않은 인플루언서를 전속인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업계 내의 자정작용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이나 브랜드, 혹은 장소를 맘에 들어했을때, 양상은 완전히 달라지곤 합니다. 앞선 글에서 소개드렸던 성공케이스들은 물론이고, 인플루언서 본인이 맘에 들어한 겅우, 원고료 베이스로 1회에 그치던 포스팅 횟수가 2회 3회 이상으로 늘어나는 경우를 봤습니다. 스토리 포스팅은 물론이고 프사까지도 바꾼 인플루언서도 있었죠. 팬들은 인플루언서가 진짜 이 제품이나 브랜드, 서비스, 장소를 좋아한다는 걸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그리고 높은 성과로 이어집니다.


결국 이들 인플루언서들과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맺어 나가려면, 이들이 우리 회사나 브랜드, 제품, 혹은 연락을 주고받는 담당자 본인을 좋아하고 아끼게 하는게 가장 최선입니다. 법적인 계약으로 묶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구멍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고, 영속적이지도 않습니다. 좋은 브랜드와 좋은 제품을 가꾸어, 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는 것, 이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정리하자면


첫째, 팬들과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고, 확장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를 찾으세요.

둘째, 그들이 우리 제품과 개연성이 충분히 생길 만한 콘텐츠 톤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셋째, 그들이 우리를 좋아하게 만드세요.



아모레 아줌마가

동네 아줌마와 정(情)이 넘치는 관계를 잘 맺고

우리 제품을 더 열성적으로 팔 수 있게 하고

제품에 대한 개연성이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 성공했었다면


오늘날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려면

관계를 잘 만드는 인플루언서

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며

우리 제품과의 연결관계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입니다.


말은 참 쉽지만, 실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구체적인 실행전략들에 대해서도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뒤에 이어지는 글들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글도 참고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

https://brunch.co.kr/@yijongda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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