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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gweon Yim Dec 20. 2020

흰비오리

출근길의 길동무 물새와 산새 2

깃털이 흰 새들은 우리에게 순결성을 느끼게 해 줌으로써 호감도의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데 백로나 큰고니 등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흰색이 돋보이려면 흰색만으로는 효과가 살지 않는다. 흰색을 돋보이게 하려면 그와 대비되는 색이 필요하다. 두루미의 흰 날개가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목과 꼬리의 검은 깃털 때문이다.

물 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흰비오리 한쌍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는 이처럼 큰 새들보다 더 아름답고 예쁜 작은 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안동을 지나는 낙동강에 겨울이 오는 것을 알려주는 철새들로는 물닭이나 청둥오리 비오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들 무리들을 바라보다 보면 흰색의 조그만 물새들이 간간이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대부분 흰비오리들이다. 안동에서 겨울을 나는 흰비오리는 개체수가 다른 철새들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라 여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존재를 잘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일단 흰비오리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면 그들의 매력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강물 위를 나는 흰비오리 수컷. 날개는 검은색이 많으나 날개를 접고 앉으면 흰색만 보인다.


그들의 매력은 단연 흰색의 깃털을 검은 선으로 구획한 멋진 외관이다. 흰비오리라는 이름은 수컷에서 왔다. 수컷은 몸 전체가 흰색을 띠었는데 눈 주위가 까만 점으로 되어 있고 머리는 하늘로 향한 짧은 뿔 깃을 하고 있다. 등에 검은 깃이 있는데 등에서 목덜미와 앞가슴 쪽으로 가늘고 검은 선이 내려와 언뜻 보면 검은 줄로 흰 몸체를 묶은 것처럼 보인다. 암컷은 머리에서 몸 전체가 갈색이며 목 아래쪽만 흰색이 있다.

어두운 다리 밑을 지나는 흰비오리의 흰색 깃털이 아름답다. 눈의 검은 점과 등에서 내려온 가는 선이 흰색을 더욱 빛나게 한다.


흰비오리 한쌍이 물 위를 나란히 떠가는 것을 보면 흰색과 갈색의 조화, 흰색과 검은색의 완벽한 어울림으로 인해 한 폭의 추상화가 따로 없다. 또 뿔 깃이라고 하는 하늘로 올라간 짧은 머리털은 요즘 청년들이 좋아하는 펑키 스타일 그대로다. 혹시 펑키 스타일이 흰비오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도움닫기를 하는 흰비오리들. 가운데가 수컷이고 앞뒤가 암컷이다.
흰비오리 한쌍이 강 위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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