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이 훌쩍 넘어 결혼을 했고 두 살 차이 나는 그 남자는 아기는 부담스럽다 했다. 둘 다 일에 미쳐서 살고 있었고 아기가 없었다면 근시간 내 둘 중 하나는 분명 나름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뭐 인생이 뜻대로 되나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 아기는 이미 2달쯤 자란 상태였다 초음파 사진을 들고 병원에서 털래털래 나오는 그남자와 나는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분명인터넷어딘가에서는기쁨과벅참이공존하는순간이라알려줬었는데현실은알 수 없는암담함뿐이었다.최근에그감정을무기징역, 종신형이라는단어로적절히표현할 수있다는것을알게되었는데,무튼나는무기징역이다.세 번째달이지나고병원에갔다.아기를지켜보러2주에한번. 매달병원에가야 한다는사실도너무귀찮을뿐이었다.안 가도아무 일없지않을까? 요란 떨고싶지 않았다.인스타 속의많은임신한여자들은아기초음파사진을올려두고감동에벅차오르는멘트를적는 듯했다.예비워킹맘인나는감동을나눌시간따윈없었고뱃속의아기에게너무나무심한여자였다.내마음이그래서그랬는지뿌옇게보이는초음파속의아기는한참을얼굴조차보여주지않았다.남들은쉽게 본다는그얼굴을한참이나지난 뒤에보았는데선생님이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