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less 리뷰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나 일어났던 일을 근거로 존재하는 이 숨은 공포는 삶에서 느끼는 감정적인 고통의 근원이다. 그것들은 매일매일 당신에게서 성취감과 평화를 빼앗아간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는 어떤 공포가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1. 첫 번째는 늙고 병드는 것, 그리고 죽음.
2. 두 번째는 미적인 것에 손상을 입는 것?
이게 뭔 말이냐면, 불의의 사고로 손이나 팔다리가 없어지는 거 말이다. 예전에 꿈속에서 양손을 애타게 찾은 적이 있다. 두 손이 보이질 않아 제발 이게 꿈이여라 꿈이여라 꿈이여라 하고 미친 듯이 생각했더니, 정말로 꿈에서 깨어났다는...
또 뭐가 있지? 아, 이가 없어지는 거. 늙으면 자연 치아는 없어지지... 암튼 뭔가 원래 있었는데 없어지는 것은 공포스럽다. 반대로 뭔가 없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점차 생기는 것도 공포다. 주름, 흰머리, 피부에 생기는 반점들...
3. 세 번째는 다른 이의 죽음이다.
내 가족과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정치인, 유명인들의 죽음도 공포가 될 수 있다. 뭔가 세상이 허전해지는 느낌이랄까.. 포털사이트에 내가 아는 이름이 검색어에 뜨면 심장이 철컹한다. 혹여나 안 좋은 소식일까 봐. 워낙 유명인 자살 소식이 많이 들려오니 말이다.
공포는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
뭐가 있을까.
1.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건강염려증이 생겼다. 여기저기 다 아픈 것 같다. 죽을병이면 어떡하지 하루 종일 걱정한다. 문제는, 건강을 걱정하면서 병원 가기는 오히려 무서워한다. 병을 확정받을 때의 충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그래서 병을 키울 위험이 있다. 이것이 공포 때문에 치르는 대가임.
2. 공포는 예고 없이 불쑥 튀어나온다. 컨트롤할 수 없다. 그 순간 철렁 심장이 바닥에 떨어질 것만 같다.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망가지고 평온한 마음이 와장창 깨진다. 즐거움도, 평화로움도 그 어떤 기분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공포가 머리를 내미는 순간 모든 게 끝.
3. 눈, 귀, 허리, 심장... 여러 신체부위가 돌아가며 아프다. 이것은 걱정거리가 끊기지 않는다는 뜻. 매일매일이 불안으로 차있다. 근심 걱정에 에너지를 뺏기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은 못하게 됨. 책 읽고 글 쓸 힘이 없는 건 당연하고 샤워를 하거나 산책할 힘도 없다.
4. 기분이 이러하니 일적으로 성과가 없고 돈 버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생활수준이 하향되어 현실이 넉넉지 못해서 심적으로 참담함을 느끼고, 그래서 더 우울해져 더 일을 못하고... 악순환의 연속.
나는 공포 때문에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다.
공포를 없애고 싶다.
방법이 있을까?
이 책은 사람이 왜 공포를 느끼는지, 그 공포는 어디에서 생성되어 나오는지 말해준다. (무의식에서 나옴) 그리고 인간의 궁극적인 공포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 공포에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1.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
우리 조상들이 갖고 있던 원시적인 뇌는 진화과정에서 일부가 변형되고 발전해서 새로운 뇌 회로를 만들었다. 새로운 뇌 회로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우리의 뇌는 오래된 뇌 회로와 새로운 뇌 회로가 함께 작동하는 중이다.
사람을 괴롭히는 공포는 편도체라는 뇌 부위에서 생기는데 이는 오래된 뇌 회로다. 편도체는 원시적인 생존 불안에 반응한다. 즉 우리의 본능을 담당하는 부위다. 이 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무의식적이어서 우리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편도체는 지금 우리가 사는 안전한 세상과 과거 조상들이 포식자의 위협을 받으며 살던 세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니 웬만한 일로도 우리는 죽는 거 아냐? 죽는 아냐? 하며 긴장한다.. 에휴
(요약: 공포는 무의식에서 나오기 때문에 논리만으로 공포를 차단할 수 없다.)
2. 공포가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등장하는지 알아야 한다.
공포는 명백하게 보이지 않는다. 자주 왜곡된 형식으로 나타나 이것이 공포인지 뭔지 헷갈리게 만든다.
공포가 등장하는 방식:
질투심
완벽주의
타인과의 단절
지나친 자기비판... 등등
언뜻 보면 연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런 현상 뒤에는 모두 공포가 숨어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궁극적인 공포는 버려지는 것에 대한 공포 즉 ‘부족함 공포’라고 설명한다. 내가 부족해서 남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국 버려지는 것, 사람들은 버려짐을 제일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런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맞는 것 같다. 근데 왜 죽음이 아닐까? 난 죽음이야말로 인간이 느끼는 궁극적인 공포라고 생각했는데.)
버려질 것 같은 공포 때문에 누군가를 시기 질투하게 되고, 완벽주의로 자신을 몰아세우고, 자신감 결여로 공동체와 멀어지고, 지나친 자기비판을 하게 된다.
슬픔과 실망 등 대부분 부정적인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그러진다. 하지만 공포는 그렇지 않다. 공포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공포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3. 공포에 대처하려면, 공포를 제대로 보아야 한다.
공포는 에너지다. 언어만으로 설명하기 부족한...
그래서 저자는 공포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한다.
이미지는 그 이미지를 생각해 낸 사람의 영혼에서 나온다. 이미지를 통해서 우리는 고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이것은 어쩌면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다. 처음에는 잘 안 되겠지만 계속 반복해서 자신이 느끼는 기분에 주의를 돌리면 더 많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면:
공포가 몰려올 때면 내가 마치 작은 방에 갇혀있고 밖에는 무서운 회색곰이 지키고 있는 것 같다.
공포는 마치 그림자처럼 줄곧 나를 따라다닌다. 스토커처럼 질기게 달라붙는다. 떨어지지 않는다.
질투심이 느껴질 때면 내 목덜미 뒤에서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다.
(대략 뭐 이런 느낌)
이 책에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이다. 난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다. 지금 해보려고 하니 잘 안된다. 공포가 어떤 모습인지, 내가 어떤 느낌인지 쉽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연습이 필요함)
이미지화를 거쳐 우리는 공포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고 상황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다. 도대체 누가, 무엇이 나에게 부족해서 버려질 것 같은 공포를 일으키는지... 생각해보길.
4. 공포를 다른 긍정적인 무언가로 대체하기.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걸로 적어본다.
꿈과 욕구:
(설명이 필요 없음)
친밀감:
공포에서 벗어나는 주된 방법은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관계는 공포를 없애는 궁극적인 도구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때 우리는 공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쉽다. (그런 사람을 어디서 만나냐고 ㅋㅋ)
예술:
고통을 밖으로 표출하여야 한다. 그런 환경과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래에 예시가 있음)
웃음:
생각은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웃으면 감정이 변하고 새로운 기분이 든다. 그러면 우리는 상황을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래서 무조건 웃기는 거 많이 봐야 함... 완전 웃기는 거. 평소에 내가 뭐 볼 때 웃는지 생각해보길.)
사실 이 책은 다소 무거워 보이는 표지와 저자의 직업 특성상 스포츠 선수들 얘기가 많을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재미없을까 봐 걱정했다. (나는 무거운 거 싫어하고 스포츠에 흥미 없는 사람이기에.)
걱정과는 달리 책은 가볍고 스포츠 얘기가 많지 않았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끌고 나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정말, 저자의 내공이 보인다.
다음은 내가 요즘 즐겨 듣는 노래인데 고통을 예술로 표출한 좋은 예인 것 같아서 가져와 본다.
강렬한 리듬 속에 짙은 슬픔이 엿보이는 노래, 마치 고통을 붉은색으로 표현한 듯하다. 이곡은 폭주족들이 사랑하는 노래로도 알려져 있다.
가사
I could not look back, you'd gone away from me
I felt my heart ache
I was afraid of following you
When I had looked at the shadows on the wall
I started running into the night to find the truth in me
嵐吹く この街が お前を抱く
아라시후끄 코노마찌가 오마에오다꾸
폭풍이 부는 이 거리가 너를 감싸네
吹き拔ける 風にさえ目を閉じる
후키네케루 가제니사에 메오토지루
불어 지나가는 바람에조차 눈을 감는다
お前は 走りだす何かに 追われるよう
오마에와 하시리다스 나니까니 오와레루요오
너는 달리기 시작한다 뭔가에 쫓기듯이
俺が 見えないのかすぐそばにいるのに
오레가 미에나이노까 수구소바니이루노니
내가 보이지 않니 바로 곁에 있는데
人波に 消えて行く記億の吐息
히토나미니 키에테유쿠 키오쿠노토이키
인파 속에 사라져 가는 기억의 한숨
愛のない 一人舞台もう耐えきれない
아이노나이 히토리부타이 모오 타에키레나이
사랑이 없는 혼자의 무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All of you in my memory is still shining in my heart
기억 속의 모든 너는 여전히 내 가슴속에서 빛나고 있어
すれ違う心は 溢れる淚に濡れ
스레찌가우코코로와 아후레르 나미다니누레
엇갈린 마음을 넘치는 눈물에 흘려보내
紅に 染まったこの俺を 慰める奴は もういない
쿠레나이니소맛타 고노오레오 나구사메르야쯔와 모오이나이
이 붉게 물든 나를 위로하는 놈은 이제 없어
もう 二度と 屆かないこの思い
모오니도토 토도카나이 고노오모이
두 번 다시 이뤄지지 않는 이 마음
閉ざされた 愛に向かい
토자사레타 아이니무카이
닫혀진 사랑을 향해
叫びつづける
사케비쯔즈케르
외쳐댄다
Oh, Crying in deep red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rte_JZ5bNDY
(이 글은 6월부터 질질 끌다가 중간에 책 내용 다 까먹고, 띠염띠염 쓰다가 이제야 겨우 완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