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구석 허물기

갇히면 해방을 꿈꾸는 고삐

by 정이안

구석 허물기




횡으로 가로막은 네트 넘어

참고 참았던 진실을

구획된 모서리 향해 꽂아 넣는다


고삐에 묶인 여자가

오기로 별 따서 목에 걸었다


목구멍에 우후죽순 돋아나 있던

가시를 뽑아 허공 향해 날렸다


무릎을 압박붕대로 칭칭 감았어도

웃는 꽃봉우리는 입에 물었다


칸트 아저씨를 불러와서

이젠 판결 내릴 때가 된 것인가

갇히면 해방을 꿈꾸고

해방되면 가끔 그리워질 고삐


수단과 목적 사이에서

넘어서는 안 되는 금줄이

참았던 설움의 구석을 깨우고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