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꿈
팔자에 없는 시를 쓰다가
멍울진 가슴을 데리고
저무는 해를 따라
나 서쪽으로 걸어간다
찾아간 채석강에는
되살아난 이태백이 밤새워 쓴 시를
채곡채곡 쌓아 둔 것인가
육신 팔아 나랏밥 먹으며
손에 밴틀리 핸들 잡았다 해도
돌아가는 길은 우둘투둘 상여길 아니던가
마지막 벼랑에 이르고 보니
덜커덩 멈출 수밖에 없는
여기가 변산의 끝이었던가
괜시리 물에 뜬 달 잡으려다가
물귀신이 될 수도 있으니
나, 이쯤에서 슬그머니 등 돌려
지는 노을에 머리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