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력존자
망상을 엮어 소설 한 편 쓴다
퇴고중인 원고를 바랑에 담아
등에 지고 걷다 보면
살갗에 가랑잎 쓸리는 소리가 난다
머릿속을 비워, 깊이 알 수 없는 수로 속으로
엉킨 생각의 실타래 풀어 넣지만
끝이 어딘지 가늠되지 않는 불면
스쳐왔던 길의 여정들마저도
안개의 군무에 지워지는 이정표들
새벽에 이르러서도 하얘지는 머릿속
마른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
일찍 잠깬 까치가 쪼아 먹는다
공중은 있어도 솟구쳐
오를 수 있는 날개가 없다는 건
두발이 있어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것
그게, 공중이 부럽지 않은
소설 속 주인공
살아있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