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길

108번째 번뇌 찌꺼기

by 정이안

동화사길




공굴리는 염주는 연속적 터널

땡글땡글 박힌 오색고통이

위가 뻥 뚫린 하늘을

더 빨리 만나고 싶게 한다


가지각색으로 흐르고 싶은 땅 위 군상들이

멈칫멈칫 가뿐숨을 몰아 쉬다가

동화의 길에 들었다


안길 품을 찾아 구르는 알들

길가의 단풍들이 질끈 품어 안을때

알의 흰자위에 생겨난 실핏줄


끙끙거리며 오른 산비알이

이젠 부화를 꿈꾸라 하는가


손 안에서 구르던 염주알은

108번째 번뇌 찌꺼기를

일주문 앞에 내려 놓으라 한다


산을 내려온 저녁예불 범종소리가

겨울 나뭇가지 위에 더부살이로 걸린

아낙네 궁둥짝도 시퍼렇게 달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