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돌이표 같았던 소녀
그리운 참새 방앗간
물동이 들고 줄 서던 오솔길 모퉁이
아낙들 입방아가 떡을 찧는다
산모롱이 돌기를 여러 번
고사리손이 퍼 온 물 붓고 또 부어도
두꺼비 숨긴 물항아리 속은 너무 깊었다
빗금 치는 노을 등에 지고
고샅길 들머리에서 헤매다가
책상에 앉아 두꺼운 책 펴놓아도
설화는 해독되지 않는다
도돌이표 같았던 소녀는
벌레를 입에 문 참새가 되어
출렁거리는 옛이야기를 쓰고 또 지운다
흔적 없어진 옹달샘을
바가지로 벅벅 긁다가
앞뒤로 뒤뚱거리는 물지게에 떠밀린다
할머니 따뱅이인듯
머리 위에 얹은 낮달에서
뱅뱅 추억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