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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Sep 10. 2019

내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준 상처

가장 가까운 내편이라는 그 사람에게 쉽게 상처 받고, 상처 준다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나 자신만큼 같이 기뻐하고, 힘들 때 같이 힘들어해 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가, 내가 의도하지 않은 문제로 나를 오해하거나 비난할 때, 

그게 아니라고 내편에 서서 얘기해주는 사람, 적어도 그들과 같이 나를 험담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심,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언젠가, 직장 선배 둘이서 나를 앞에 두고, 정확히 말하자면 결혼과 관련 귀여운(?)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일반인들처럼 아주 평범하고 소소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선배와 

자기 일을 갖고 커리어우먼으로 멋지게 나아가길 바라는 선배가 서로의 기준으로 몇 시간을 아웅다웅.

사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간에 선배들의 그 마음에 힘이 난다.

내 스스로 만족하지만, 내가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나가고 있는 모습이 그저 안쓰러워서일 것이다.   

그 마음에는 내가 진심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만큼은 확실하니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기쁠 때 힘들 때에 누구보다 선배들 생각이 먼저 난다.

오늘도 그중 한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 인사를 했다. 

지금 내 마음이 기쁘거나 힘들거나 둘 중 하나이기 때문이겠지.  

오늘따라 유난히도 '솔직함'이란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매 순간, 모든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그 이유 있는 행동도 때로는 '너와 나, 우리'라는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는 듯한 아픔이 된다. 물론 즐거움과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퇴근 후 한강변을 2시간 남짓 걸었다.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져서 '그냥 돌아갈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명치끝을 누르는 답답함에 '차라리 시원한 비라도 내려라. 실컷 맞자'라는 생각만이었다.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몇 년? 아니 10년도 지난 일인 듯 기억에 없다. 


힘들 때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참으로 어렵고 안 되는 게 2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사람들과 사이에서 '다름'을 인정하는 것과 두번째는 '내편으로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이다.

특히 '내편으로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 받는 것...지독히도 가슴 아픈 일이다.

나는 진심인데, 상대방이 진심이지 않을 때

어느 순간, 내편으로 알고 있을 때 나의 기쁨을 같이 기뻐하지 않을 때

어느 순간, 나에게 비난을 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나를 험담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마음 아플 때마다 다짐한다. 쏘쿨한 사람이 되자라고.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마음을 주지 말자라고. 한 발자국 뒤에서,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자고 말이다. 

분명한 것은...나랑 같은 편이라고 느끼는 그 누군가에 대해서 내 중심적으로 이기적이다.

그 누군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내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는 데 말이다. 




유시민 작가의 [비판과 오해를 받는 당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이라는 영상이 있다. 

"가까운 사람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좀 서운하게 하면 토라지게 된다. 

상처를 받는 것은 가깝기 때문에 그렇다. 활을 쏘아야 멀어서 안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서는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문제인데,

내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 돼요. 누구에 대해서도"

(출처 : Youtube)


그래 그렇다. 내 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에 대한 기대로 없을 것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가 나의 험담을 하던, 비난을 하던 냉정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과 버릴 것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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