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유산 (4)

by 환오

그런데 이거 하나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해.

도전은 근본적으로 고독한 행위야.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어.

내가 내린 결정이고, 내가 감수해야 할 결과이기도 하지.


하지만 동시에 도전은 연대를 필요로 한단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고, 함께해야 더 큰 의미를 갖는 도전들이 있어.


지금 엄마가 이 편지를 쓰면서 <엄마의 유산>이라는 공저에 합류하게 된 것처럼 말이야.

여기에 참여하신 여러 작가님들의 도전은 엄마에게 큰 원동력이 된단다.

외롭지만 그래도 함께 같이 간다는 그 공동체 의식이 결국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 걸 상상하면

엄마는 이 도전을 멈출 수가 없어.

너희에게 고귀한 정신을 물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이 글을 쓰고 있으니까.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가장 깊은 고독 속에서 진정한 도전이 시작된다”라는 말을 했단다.

결국 사람은 도전을 통해 자기 자신과 끊임없이 외로움과 싸워야 해.

그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포기’라는 가장 쉬운 선택지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되는 거야.


역설적이게도, 진정한 연대는 고독을 전제로 하고 있어.

자신의 독립성을 인정할 때만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거든.

의존이 아닌 상호 존중으로서의 연대로서 말이야.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더 멀리 간단다.(주 1)

혼자서는 빠르게 목표를 이룰 수 있지만, 함께 협력하면 더 멀리,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담는 말이야.

그래서 지금 <엄마의 유산> 공저를 함께 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딱 저 속담이 생각나.

함께 마주 잡은 그 손들로 더 크게 공진화를 일으키는 그녀들의 모습이 너무 눈이 부신단다.

그리고 숭고하고 거룩한 마음까지 들어.


도전을 하다가 실패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도전에 대해 두려움이 생겨버려.

엄마도 마찬가지였어.

20대 도전한 편입시험에 수도 없이 떨어질 때마다 엄마는 아무한테도 말은 못 했지만 속으로는 미치도록 두려웠단다.

일 년에 두 번 볼 수 있는 편입시험을 엄마는 총 4번 만에 도전해서 성공했거든.

한 학기 편입이 실패할 때마다 엄마는 가고 싶은 대학교 기출문제를 10년 치 뽑아서 풀었어.

편입시험은 몇 년에 한 번꼴로 같은 문제가 꼭 나온다는 공식을 발견했지.

심지어 다른 대학교에서 나왔던 기출문제도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 기출문제를 죄다 뽑아서 수십 번은 반복해서 풀었단다.

예전에 엄마였다면 떨어지고 속상한 마음에 시험지를 꼴 보기도 싫었을 거야.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돌아갈 학교가 없다는 각오로 시험에 임했어.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매달렸어.

한 한기도 아니고 계절이 여덟 번 바뀔 동안 엄마는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목표만 생각했어.


실패는 가혹하지만, 가장 솔직하게 나에게 무엇이 부족하고,

어디서 더 보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사’란다.

실패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로 삼는 거야.

실패는 ‘학습의 과정’ 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돼.


<주 1> 아프리카 속담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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