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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어제와 다릅니다.

어제 제 인생에 귀인을 만났거든요....

by 환오

어제 지담 작가님 외 많은 브런치 작가님들을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나고 두 번째 날이다.

그러니까 2025년 1월 18일은 나에게 귀중한 날로 각인된 것이다.

글 쓰기 좋아하는 어린 소녀는 이제 중년의 아줌마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나는 여전히 끄적끄적 대는 걸 좋아하고, 내 안의 상처도 아직 끌어안고 살고 있으며, 소심하고 여려서 사람들의 날 선 댓글들에 눈물이 찔끔 나올 때도 있다.

이런 나와 대조되는 귀인(?)을 어제 만났다.

지담 작가님은 진정한 내면의 강인함을 보여주시는 분이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하질 않나?

실제 표본을 만났다.

하지만 나도 두 아들을 낳은 엄마인데 왜 아직도 중요하지 않은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는가.


작년에 기특이의 1학년때 에피소드를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댓글들이 여러 개 달렸었다. 한 명이 다니까 다른 사람도 탄력 받아 계속 달렸다. 나는 그 댓글들만 보면 왜 내 아이를 안 봐주나요 라며 징징대는 나쁜 엄마처럼 보였고 이래서 요즘 선생님들이 힘들구나 선생님들에 대한 동정표가 댓글로 달렸다.

그 댓글들은 바늘처럼 뾰족해서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사실 그때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글을 쓰기로 약속한 요일이었지만 펑크는 낼 수 없으니 휘뚜루마뚜루 급하게 글을 마무리했다. 그래서인지 그 글만 보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글은 양면의 칼날 같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내가 무슨 마음에서 글을 썼는지 나만큼 잘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있고, 그런 상황을 겪지 않은 일반인들은 선생님 편에 서서 나를 욕한다.


그 사건(?) 이후로 한동안은 글 쓰는 게 두려웠었다.

누군가 내 글을 보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구나. 나는 그럼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춰 글을 써야 하는가?

근데 그게 진정 가능한 일인가?

불가능하다. 내 글이 나와 같은 상황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해서 쓰기는 하지만 누가 보는지까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다.


내가 왜 글을 쓰는가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글이 좋아서? 물론 좋아서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글을 쓰면 내가 위로받는다.

내 글이 나를 안아준다.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이 글을 쓰는데 왜 코 끝이 찡해지지? 어이구 주책......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하지도 애쓰지도 말자. 그냥 내 진심이 전해지게 그렇게 쓰자. 시간에 쫓겨서는 더욱 안된다. 그런 글은 내 진심이 전해지지 않고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글쓰기 좋아한다 생각했지만 하면 할수록 어려운 일인 거 같다.

그래서 작가님들이 더 존경스러운 건지도 모르겠다.


지담 작가님의 열변은 시간 관계상 중간중간 대마왕 작가님이 끊어주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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