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청년사민당 요한나 위커만 대표
정치발전소에서 주최한 독일 청년사민당(사민당 내 청년위원회가 아니다) 대표와의 간담회를 다녀왔다.
처음 간단한 발표에서는 청년사민당의 자체 캠페인을 다뤘다. 메인 슬로건은 '우리의 미래는 더 가치가 있다.' 감세와 민영화로 공공서비스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학교, 교통 인프라, 병원 등의 삶의 구체적 장소의 낙후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청년 자신의 문제보다는 세대간 연대를 주요 사업 방향으로 잡고 있다. 조성주 소장의 평가처럼 독일과 한국의 청년 정치가 당면한 과제에 시차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청년사민당이 독자적 조직과 재정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독일과 한국 청년이 직면한 어떤 동시적 고민도 느껴졌다.
참석자들의 주요 관심은 정치교육과 청년정치의 확장에 있었고, 그외 사민당과의 정치적, 정책적 입장 차이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해서 질문이 있었다.
그 중 인상적인 대목.
청년사민당의 가입자격은 사민당원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이런 점은 대학이나 다른 삶의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청년들이 정치 참여를 좀 더 쉽게 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커만 대표의 우스개처럼 사민당에 가입하면 지역 활동을 하게 되는데 거기는 정말 가족같은 분위기라 '내일 소세지는 누가 구워 올 것인가' 따위의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사실 이게 더 부러움 ㅋㅋ) 정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이런게 따분하다는 것.
청년의 정치 참여를 쉽게 만드는 것은 거꾸로 이 정당의 노화를 막는 장치가 된다. 당원수의 지속적 감소에도 청년 당원수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완만해지는 것은 전통적인 정당 지지, 정당 가입 경로 이외의 길을 찾아나갔기 때문인 것 같다. 이 대목이 주의를 끌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이 만나온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높지만 정당에 대해 관심이 낮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를 두고 현재 사민당이(현대 주류정당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이기도) 너무 포괄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어 모든 것에 다 동의할 수 없다는 거다. 이어 그녀는 청년사민당에 가입도 하고 시민단체 활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답변을 들려줬다.
나는 얼마전 우리 지역위원회의 한 청년 당원과 비슷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도 역시 당원 가입과 동시에 청년 정치 혹은 정당 내 청년 당원의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그가 당의 청년위원회 모임을 다녀오더니 자신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적응되지 않더라는거다. 나는 이 정당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기도 하고 통합 후에도 당 안에 어떤 공통의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인 당내 기구가 있다는 정도로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질문이 나왔던 정치교육에 관해.
참석한 여러 정당의 청년 당원이나 정치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은 청년사민당이 진행하는 교육사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했다. 이들도 어딘가에서 정치, 시사, 이론 세미나를 하면서 느꼈던 장벽을 떠올렸을 거다.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 '우리의 정치적 견해를 누구에게, 어떻게, 어디서 표출해야 할까' 등의 질문이 교육사업에 관한 것으로 표현된 것 같다.
어쨌든 독일은 정부지원을 받는 공익재단과 시민단체 등이 마찬가지로 정치 교육을 담당하고 있고 공교육이 정치제도와 같은 일반적인 이론을 담당한다면 자신들은 실질적인 지침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효과적인 캠페인 전략 수립, 대중연설, 협상을 위한 역할극 등 다양하다. 그리고 청년사민당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선거권 행사 연령 낮추기. 교육사업은 여기나 거기나 조직의 외연을 넓히는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는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못한 것.(누가 대신 좀 ...)
청년사민당은 사민당의 지원을 받는 정당이자, 자체 회원 숫자가 엄청난 규모다. 그러면 자체 유급활동가가 얼마나 되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사민당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어떻게 참여하는지도 역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사민당이 우리 얘기에 귀기울여준다고만 하는데 그정도 조직 규모로 의견만 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또하나는 공직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에 청년사민당 몫이 별도로 존재하는지에 관한 것. 이는 사실 부끄러워서 질문하기 꺼려진다. 별도로 존재 하지 않는다면 개별 청년 당원들이 인정 받는 것이라 역시 선진적이야,라고 고개를 끄덕거릴테고, 별도로 존재한다면 청년사민당의 조직적 역량이 상당한데, 라며 감탄할테니까...질문하는 나만 초라해지는 (농담이고 이건 조사가 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