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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지 Aug 03. 2023

전시의 전시 (All about exhibition)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전시는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공간에서 무엇인가를 보여주거나 소개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으로, 전시를 단어 그대로 풀어 쓴다면 여러 가지를 한 곳에 펼쳐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시를 전시한다는 것은 이미 보여졌던 전시를 다시 펼쳐 보이거나 혹은 전시의 과정과 부산물 등 전시 자체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을 꺼내 보인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전시 <전시의 전시> 설명글 중...


청주에 갔다.

세종에 볼일이 있었는데 제주에서 세종으로 가기 위해서는 청주국제공항이 가장 가까웠다. 청주에 간 김에 국립현대미술관을 가고 싶었다. 왜냐하면 단순하게도 아직 한번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갈 때마다 미술관 특유의 압도당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국립'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그런지 이곳은 특별할거라는 생각이 벌써부터 든다. 내가 방문한 6월에는 특별전시 <전시의 전시>가 한창이었다. 오래 간만에 육지에서 전시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왔다.


<전시의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개관한지 5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여 지난 전시 중 '기념'을 위해 개최 되었던 4개의 전시를 다시 전시하며 '전시를 통해 무엇인가 기념한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전시의 목적이다.


우리는 언제 '전시'할까?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 있을 때, 그것도 자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싶을 때 전시를 한다. 과시하고 싶을 때 전시하기도 한다. 전시를 보면서 적합한 우리의 예상된 리액션은 감탄이 아닐까 싶다. '우와! 대단하다! 와 멋있다!' 특별전시 <전시의 전시>는 박물관, 미술관에서 '감탄'을 주기 위한 노력과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크게 '전시의 전시: 기술, 기념, 전시이후'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특정한 관객의 감상을 위한 '예술'이 아니며 서로 부대 끼며 사랑하는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이야기'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있었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 정연두 작가의 <내사랑 지니>였다. 작가는 작품 속 인물들에게 미래의 모습이나 장래의 꿈을 묻고 꿈이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을 연출하여 사진으로 촬영한다. 작가는 이들의 현재 모습과 꿈이 실현되었을 때 모습을 담은 2장의 사진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며, 꿈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애정과 존중을 보여 준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 밴드의 보컬이 되기도 하면서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를 현실로 보여 준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생생하게 원하는 이미지를 꿈꾸면 현실로 다가올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품이 모두가 공유할 수 있으면 참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야 말로 R=VD가 아닐까!



전시 공간을 돌아다니다 보니 이런 물방울 모양의 벽이 있었다. 이게 무엇이지? 라는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이런 물방울 모양의 가벽을 설치할 수도 있구나! 뜬금없는 물방울 무늬의 벽이 왜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 쯤 반대편에 있는 작품을 보니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을 볼 수 있었다. '단순한 벽이 아니 였구나!'



제주에 지내면서 <김창열 미술관>을 종종 갔다.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물방울 작품을 이렇게 전시로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창의성과 표현력에 놀라웠다. 물방울 모양의 벽을 통해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새롭고 신선했다.


전시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다. 하나의 전시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에 전시를 보러갈 때는 전시를 구성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할지 생각해보는 것도 전시를 보러가는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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