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식당 오픈하기 2
작은 식당, 차별화가 살 길이다.
3000만 원으로 창업에 도전하다 2
매장을 계약하고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마쳤다면 이제 레스토랑의 콘셉트를 정하고, 대표 메뉴를 선정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야심 찬 오픈! 하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가 있다. 해산물 토마토파스타, 봉골레 파스타, 알프레도크림 파스타가 그것이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세 가지 파스타에 스페셜 파스타라는 메뉴를 추가해 총 4가지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로 메뉴를 구성했다. 상권의 특성상 C급 입지인 만큼 크게 붐비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혼자서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서빙까지 모두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판단 미스였다. 오픈 발이라고 했던가. 점심시간에 한꺼번에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허둥거려 고객들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오픈 발로 손님들이 몰리는 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개월 만에 오픈 당시 매출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하루에 10만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힘들어진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소셜커머스 업체와 계약을 했지만 이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최소 100팀을 예상하고 진행했지만 실제로 찾아온 손님은 40팀이 채 안됐던 것이다. 또 쿠폰족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프로모션 가격으로 한 번 방문한 후에는 나중에 제 값을 내고 방문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반대로 제 값을 내고 먹는 단골손님들은 반값 손님에 비해 손해를 받는다는 느낌을 주어 장기적으로 매출에 악영향을 주게 됐다. 오픈만 하면 여유롭게 손님들을 맞고 돈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기대와 달리 절망적인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니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콘셉트의 차별화로 돌파구를 모색하다.
현실을 다시 한번 되짚어봤다. 사실 오픈 초반 구성한 메뉴는 예전 근무했던 레스토랑에서 하던 메뉴 중 베스트를 선정했던 것이다. 가격 정책 또한 기존의 매장 품목 가격을 그대로 따랐다. 결국 다른 매장과 메뉴 구성에서 차별성이 없었던 것이다. 대형매장과 동일한 메뉴, 가격으로 매출 하락은 불 보듯 뻔한 결과였다. 상권이 없는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어서 입지도 나쁘지만 공간도 너무 작았다.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몇 번의 회전이 된다면 매출이 수직 상승하겠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한계 매출을 극복할 수 없다. 메뉴 구성이나 가격의 문제가 아닌 시장성과 규모의 문제였다. 규모가 작으면 변동비인 재료비와 인건비가 올라간다. 하지만 인건비는 다행히 혼자 모두 소화해서 세이브할 수 있었다. 그때 머릿속을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전화위복! 단점을 강점으로 전환하는 전화위복을 반전 포인트를 삼자! 현재 입지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서 재도전하지 않는 이상 흔한 방법으로 승부해선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사가 안 되는 위치라면, 외부에서 사람을 끌어와야 한다. 소형 매장인 점을 역발상으로 착안해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기획실장과 상의하여 2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차별화 전략 1 프러포즈를 해주는 레스토랑
첫 번째 차별화 전략으로 삼은 기획은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였다. 프러포즈는 일생일대 한 번이므로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고백을 받고 싶어 한다. 호텔 레스토랑 전망 좋은 곳에서 고백은 멋있고 좋지만 일상적으로 보편화되었다고 판단했다. 고급스러운 원 테이블 레스토랑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 그런 레스토랑의 메뉴는 코스요리 형태로 비용은 인당 기본 몇십만 원은 훌쩍 넘는다.
그렇다면 스테이크 코스요리, 장미 촛불길, 음악 세팅, 손편지까지 기본적인 서비스는 하되 국내 최초로 주방에서 프러포즈하는 사람이 요리를 하루 전에 우리 주방에 와서 교육받고 당일날 직접 사랑하는 사람에게 스테이크를 대접하는 사랑의 1일 셰프 프로그램으로 감동을 주자. 그렇다면 고백받는 사람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줄 거라고 확신했다. 1일 셰프 프로그램은 현재 일반 레스토랑에는 할 수 없고, 희소성이 있으므로 가격도 20만 원으로 책정했다. 인터넷 시대다 보니 굳이 무리한 유료 홍보 없이도 어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뿐만 아니라 가끔은 여성들에게도 꾸준한 수요가 있어 효자 프로그램이 되었다.
@차별화 전략 2 여럿이 오면 더 즐거운 레스토랑
두 번째 콘셉트는 '단체 손님을 코스로 받아 무료 단체 대관으로 집처럼 편안하게 놀게 해주자'는 것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에서 마음 편히 내 집처럼 크게 대화하며 유쾌하게 남의 눈치 안 보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어디에 있을까. 단체 손님을 유치하려면 타깃이 필요했다. 마침 와인 동호회가 떠올랐다. 모임 때마다 와인을 갖고 와서 코스요리와 함께 와인에 대해 논하기에 코르키지를 안 받으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동호회를 직접 초대할 수도 있지만 따로 영상을 제작해서 오고 싶다는 느낌을 주는 편을 선택했다. 바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지인한테 실비로 부탁해 전체 대관 동영상을 제작했다.
단체 대관은 여러 계층의 단골을 만들어 주었다. 평소에는 10인용, 테이블 5개가 전부지만, 전체 대관이 있을 때면 테이블을 넓혀서 20명까지 둘러앉을 수 있었다. 세미나, 생일파티, 종교모임, 커플 매칭 모임 등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은 "정말 이름이 크크야? 그런 레스토랑이 있어?" 하고 기대하며 왔다가 작은 공간을 보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장점은 사각형 테이블이었다. 긴 테이블보다 대화 집중도가 높아서 대화가 갈라지지 않고 모두가 작은 소리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분위기라 안락하고 편안하게 일행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미소를 띠며 돌아갔다. 한 동호회가 방문하고 만족한 후, 다른 동호회에도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 매출 극복을 위한 콘셉트와 프로그램으로 초반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 꼭 ㅋㅋ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소형 매장도 충분히 고민하면 자신만의 콘셉트를 가진 멋진 가게로 만들 수 있다. 작은 매장은 대형과 달리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다. 차별화된 콘셉트는 인터넷을 통해 대중들에게 바로 전파되기 때문에 자연적인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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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선택 아닌 필수, 가오픈
셰프 혼자 운영하는 작은 레스토랑은 무조건 테이블 수를 늘리기보다는 혼자서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게 테이블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일이 손에 익고 분위기가 익숙해지면 그때 테이블 수를 늘려도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오픈 전 꼭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가오픈 기간이다. 정식 오픈은 고객들의 높은 기대치를 맞춰야 초기에 입소문을 탈 수 있지만 반대로 서비스가 엉망이라면 얼마 안돼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오픈 기간에는 돈을 안 받더라도 서비스한다는 생각으로 시범 운영해야 한다. 그런 후에 자연스럽게 주방과 홀이 잘 돌아갈 때 정식 오픈을 해도 늦지 않는다. '오픈부터 하고 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매장 문을 열기보다는 오픈이 늦어지더라도 맛과 서비스가 안정화될 때까지 충분히 가오픈 기간을 갖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