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우리 아기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악성인데요,
림프절에 0.8cm 정도 조그맣게 보여서
곽청술이라고 수술은 간단해요
그런데 지금 아기가 있어 수술을 먼저 못하니까
선항암치료를 먼저 해야 해요."
얼마 전 정기검진 유방초음파를 하고 작년에 안보이던 게 겨드랑이 림프절에 보인다고 했다.
컨디션이 저하되면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면서
너무 걱정 말고 혹시 몰라 권유받았던 조직검사의 결과이다.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선생님은 휴지를 건네주시면서 다시 설명하던 메모를 이어간다.
"선항암을 6개월간 8차 진행하게 될 거예요 그 이후 수술을 하게 됩니다.
아기한테는 선항암치료가 크게 영향 없지만,
일단 산부인과, 종양내과 모두 협진 진료를 할 거고,
오늘은 전이여부를 보기 위해 약물투여 없이 MRI촬영과 산부인과 협진 예약해 두었어요."
선항암치료 하면서
중간에 아이 먼저 꺼낼 수 있고
충분히 치료해 나갈 수 있다고 하셨다.
휴지를 계속해서 건네주셨지만
나는 고맙다고 할 여유가 없다.
마음이 정리되기도 전에
다음 MRI 촬영 진료실로 향한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지?'
'나 잘못되면 죽는 건가...?'
사실 이런 생각할 경황도 없다.
"우리 아기 어떻게 되는 거지?"
남편은 옆에서 꼬옥 안아준다.
"선생님이 치료 잘 받을 수 있다 했잖아.
항암치료해도 아기에게 영향 없다고 하니까
우리 치료 잘 받고 우리 아기 건강하게 만나자."
오히려 나에 대한 걱정보다
건강하게 아이를 지켜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냉정해졌다.
'그래 할 수 있어,
치료 잘 받으면서 우리 아기 건강하게 만날 수 있게 지킬 거야.'
굳게 마음먹은 것도 잠시,
MRI촬영 순서가 되어 환복을 하고 준비된 자리에 누웠다.
촬영하는 기계 소리 소음이 크다고 속귀마개를 착용하고 그 위에 헤드셋 같은 귀마개를 하나 더 착용했다.
동그란 원형 기계에
사람 몸만 딱 누울 수 있는 크기만큼 누워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어야 한다.
눈을 뜨면 꽉 막힌 통에 벌써 숨이 막혀온다.
눈을 질끈 감아보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우리 아기에게 미안해서 미칠 것만 같다.
속귀마개를 하고 헤드셋을 착용해도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이렇게 큰데
우리 아기도 이 큰 소리를 그대로 듣고 있을 생각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왜 우리 아기에게 이런 고통을 줘야 할까’
기다리던 아기를 갖게 되고 이제 엄마가 되었는데
엄마가 되어서는 우리 아기를 지켜주지 못하는 거 같은 게 너무 속상하고 미칠 것 같다.
촬영하는 내내 배만 움켜쥐고 있는데
태동이 느껴진다.
시끄럽다고 하는 건지
나를 안심시켜 주려는 건지
태동이 격렬하게 느껴질수록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나는 괜찮은데
몸이 아픈 것도 없고
치료 잘하고 이겨낼 수 있는데
뱃속에 같이 있는 아기한테 너무 미안해서,
아기에게 너무 미안해서 자꾸만 눈물이 난다.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게 될지
암이라면...
내가 살 수는 있을까?
혹여나 내가 잘못되면...
너무 무섭고 불안하지만
나는 엄마니까
살아야 하고 강해져야 하고
우리 아기를 지켜야 한다.
건강하게 우리 아기를 만날 거다.
나는 할 수 있다.
엄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