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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윤정인 Feb 16. 2017

왜 시칠리아인가? 항공권 예매

시칠리아 여행 준비

시칠리아 라구사/출처 visit sicily

작년 초, 프랑스와 이탈리아 남부를 도는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 위주로 약 한 달간 돌아볼 계획이었다. 시칠리아는 그때 발견했다. 

이태리 남부 쪽 마을을 조사하다가 시칠리아까지 내려온 것이다. 외국에선 유명한 휴양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여행지였다. 인터넷엔 정보가 많지 않았고, 시중에는 이탈리아 가이드북 뒤편에 짧게 소개한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다녀온 이들은 하나같이 찬양하는 곳이었다. 

시칠리아만을 단독으로 다룬 에세이는 몇 권 나와 있기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그랑블루, 시네마 천국 등 영화 속에 여러 번 등장한 이 아름다운 섬은  차원이 다르다는 음식들과 다양한 문화가 섞인 건축물, 개성 있고 역사 깊은 작은 마을들이 모여있는 아름다운 섬마을이었다. 

시칠리아에 단번에 반했다. 애초에 시칠리아에 할애한 시간은 일주일 정도였다. 이 기간에 시칠리아를 제대로 보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결국 따로 시칠리아만 한 달을 여행하기로 한다. 


그 즉시 항공권을 알아봤다. 한 달이라는 기간은 시칠리아만 여행하기에도 충분치 않은 시간이었지만, 평소 궁금했던 몰타에도 며칠을 할애하기로 했다. 그런데 의외로 인아웃을 결정하기가 좀 까다로웠다. 시칠리아와 몰타 중 어느 곳을 먼저 갈 것인지, 시칠리아에서는 팔레르모와 카타니아 중 인아웃 지점을 어느 곳으로 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몰타와 시칠리아의 전체적인 도시 색은 비슷하지만 몰타 쪽이 좀 더 소박하고 담백한 느낌이 있었다. 

시칠리아 여행 후 몰타에 들어오면 조금 시시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몰타에 우선 들르기로 했다. 

시칠리아는 어차피 섬 한 바퀴를 돌 예정이라 어디를 아웃 거점으로 삼든 문제없을 것 같았다. 항공편이 더 많은 카타니아에서 아웃하는 것으로 잡았다. 항공사는 루프타한자와 알이탈리아 두 곳이 가장 무난했는데, 시간도 그렇고, 더 선호하는 루프트한자로 결정했다. 여행은 2월 말에서 3월까지 한 달간이다. 비수기면서 날이 따뜻한 시기니 조용히 여행하고 싶은 나한테 딱 맞는 일정이다. 


전체 루트를 정리하면 이랬다. 몰타로 들어가 며칠 지낸 후, 페리로 시칠리아 포잘로로 들어간다. 시계방향으로 도시를 쭉 돈 뒤, 카타니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가고 싶은 도시들을 뽑고 대충 루트를 그려보니, 카타니아보다는 팔레르모가 더 나을뻔했단 생각이 들었다. 시칠리아 서쪽 도시들이 동쪽보다 관광지가 적은 편인 데다, 도시 간 거리도 있어 이동하기에도 상당히 불편했다. 대중교통으로 여행할 나 같은 사람에게는 최악의 루트다. 결국 반대쪽, 카타니아 쪽으로 올라갔다가, 나중에 팔레르모에서 카타니아로 되돌아오는 식으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  


여행 전에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좀 다르다. 워낙 항공권을 일찍 끊어놔서 남는 시간이 많아서 미적 거리기도 했다. 여행 일이 가까워질 때쯤은 바쁜 일들이 몰려서 숙소 예약은커녕 이동 루트도 거의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별 부담이 없다. 거기 가면 알아서 뭐든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은 기간 대략적인 루트만 정리하고, 시칠리아 책과 영화를 보는 데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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